국민의힘 소속 박상돈 천안시장은 26일 천안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우려’를 밝혔다.
27일 예정인 충남도의회 시·군의원선거구 획정조례안 심의에서 21일 결정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을 변경하려 한다는 것을 걱정한 것이다.
심의권을 가진 의회의 권한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 상식적인 결정을 정치적인 유·불리로 바꾸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힘센 사람 마음대로’ 한다는 논리는 민주주의 방식이 아니다.
박 시장에 따르면 획정위에서 정한 천안시의원선거구는 기존 10개에서 11개로 바뀐다. 지역구의원 정수도 기존 22명에서 2명이 늘어난다. 그중 동부6개읍면과 원성1·2동의 가선거구와 불당1·2동의 라선거구는 2명씩으로 정한 다른 선거구와 달리 3명씩 결정했다.
이들 두곳만 3명씩으로 한 것은 가선거구의 경우 천안시 전체면적의 45.3%를 차지하는 넓은 선거구를 갖고 있으며, 인구도 전체 11개 선거구중 6번째로 적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한 라선거구 선거구중 인구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이유는 타당하며 도의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박 시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인 도의회가 정치적인 유·불리 셈법을 들이대려는 속내를 알아채고 ‘상식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유리한, 보수적 성향이 강한 가선거구의 의원정수를 2인으로 줄이고, 대신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카선거구(쌍용1·2·3동) 의원정수를 3인으로 늘리는 수정안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카선거구도 라선거구 다음으로 인구가 많다는 논리라면 나름 합당한 명분이 된다고 본 것이다. 즉 면적이 아무리 넓어도 인구가 많은 곳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하필 국민의당에 유리한 선거구를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구로 바꾸게 되는 것이다. 박 시장은 만약 반대였어도 민주당이 그랬을까 하는 점에서 ‘정치적’인 조정이라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논리다.
박 시장은 이같은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 “정당간 유·불리를 따진 게리멘더링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방증하듯 국회 정개특위에서 통과된 획정결과도 문제가 있다. 도심지역인 원성1·2동이 농촌지역인 동부7개읍면과 병합되고, 신안동·중앙동·일봉동은 선거구역이 징검다리처럼 분리돼 있다. 부성1동은 접점이 전혀 없는 성거읍 등과 병합됐다.
박 시장은 “지방의원선거구는 정당간 유·불리나 특정정치인의 이해관계로 나뉘어선 안된다”며 “주민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박 시장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27일 열린 충남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가장 넓은 면적의 가선거구를 2인으로 줄이는 대신 카선거구를 3인으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