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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이 돋보이는 <바그다드 카페>

영화가 주는 감동, 노희경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에서도 언급 

등록일 2022년04월2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세상에는 크게 세 종류의 인간이 있습니다. 하나는 나만 사랑하는 ‘나’가 있고요, 다른 하나는 남을 사랑하는 ‘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경계점에 서있는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나만 사랑하는 나는 무척 이기적입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은 상관없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졌으나 단 한가지 ‘사람’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무척 고독한 존재이지요. 

남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을 위해 살아가다 보니 정작 가진 것이 없습니다. 자신의 불행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열심인 그는 단 한가지 ‘사람’을 얻었습니다. 
 


1980년대 영화 <바그다드 카페>는 이들 세 종류의 인간이 등장하고, 이중 두 종류의 인간을 잘 보여줍니다. 

뚱뚱한 여자, 야스민이 커다란 가방을 끌고 황량한 사막에 위치한 ‘바그다드 카페’에 찾아옵니다. 남편은 그를 버리고 갔고, 오갈 데 없는 그녀는 그곳 카페 여관에서 장기투숙객으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바그다드 카페는 사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카페입니다. 브렌다라는 카페주인 여성은 신경질적입니다. 남편은 떠났고 아들, 딸과는 사이가 좋지 못합니다. 비위를 긁는 카우보이 차림의 쿡스, 말이 없은 문신을 새기는 여자, 부메랑만 던지는 남자, 그림 그리는 남자 등등 모두가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바로 삶에 이도 저도 아닌 경계점에 서있는 사람들이지요.  

여기서 야스민의 행동이 눈에 띕니다. 그녀는 바로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먼지 나는 마룻바닥을 정성스레 걸레질을 하고 카페의 간판을 닦습니다. 사무실을 정리하고 주방을 치우는가 하면 관심가져주는 이 없는 브렌다의 손자를 안고 돌봐줍니다. 쉼없이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브렌다의 아들의 연주를 조용히 들어주고, 그림 그리는 사람의 모델이 되어줍니다. 

브렌다는 그런 야스민의 행동이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호의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보여지는 불안감. 아주 나약하게나마 자기식대로 살아가는 방식을 지탱해가고 있는 것이 깨지는 것 같은... 금단현상이라고나 할까요. 

그녀가 벌컥 화를 냈지요. “당신이 뭔데...” 하고요. 
머뭇머뭇하던 야스민의 말이 걸작이지요. “... 그냥 당신이 좋아할 거 같아서... ”
 


점점 그곳 사람들은 야스민으로 인해 달라졌습니다. 야스민의 친절과 배려는 경계점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고 변화를 갈구하게 되었습니다. 경계점에 서있는 자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줄탁동시-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처럼 야스민은 어미닭이었던 것이죠. 

야스민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마술을 연습하고 선보입니다. 그녀의 마술쇼에 바그다드 카페는 점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활기를 띱니다. 
 


책「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에서 <바그다드 카페>가 언급된 부분이 있습니다. 방송작가 노희경이 어려운 시절 비디오로 빌려보고는 

-내가 즐겁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이 즐거운 모습을 보기 위해 마술을 익히고, 쇼를 하고, 모델이 된 야스민. 남을 웃기려다 끝내 자신마저 즐거워져버린 야스민. 나는 그녀가 너무 예뻐서 그 밤 울어버렸다. -

하고 말했습니다. 

야스민은 거주권이 만료돼 독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가자 바그다드 카페는 다시 활력을 잃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습니다. 

-야스민이 떠나고 그 잘 날던 부메랑도 추락하고, 사람들 모두 사는 게 시들해졌다. 과한 바람일까. 내 드라마가 없는 날, 바그다드 카페의 사람들이 야스민을 기다리듯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게 할 수만 있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다. -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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