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천안시도 국민지원금 100% 지급을 결정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국민지원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한다는 것, 그리고 처음 목적과는 다르게 지급기준이 사회적 갈등과 반목을 초래한다는 것을 들었다.
재정여건 어렵지만 대승적 결정
박상돈 시장은 그간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재난지원금 지급의 불합리함과 정부결정에 반하는 지자체 결정에 우려를 표해왔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직접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을 두텁게 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전국평균이 88%인데 비해 충남은 전체도민의 87.4%가 국민지원금 지원대상이다. 도내 시·군별로 살펴보면 청양은 94.2%, 논산은 93.2%로 높다. 하지만 천안은 맞벌이 부부와 대기업근로자 등이 많아 제외인구가 18%에 달한다.
박 시장은 어려운 재정적 한계를 밝히며, 지난 24일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긴급면담을 통해 도내 시·군 비율 상향조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6개 시·군에 100%를 지원한 경기도 사례를 들어 천안과 아산만이라도 60%~80%로 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25일 도지사 지시로 긴급 시·군 부단체장회의가 진행됐지만 ‘50% 도비지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천안시는 지방채를 얻어 지원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시의회와 면밀한 협조를 얻어 전시민 지급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아쉬움은 있지만 충남도의 어려운 재정여건을 고려해 충남도의 50%지원을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내년 이후 지역경제 부양을 위해서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가업의지를 촉진시키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를 위해 특례보증 확대, 은행융자 상환연기, 천안사랑카드 발행확대 등이 절실함에도 정부는 내년도 지역화폐 발행지원예산을 77.2% 삭감했다며 “정부재정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전만권 천안시부시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정당싸움에 국민분열 한 몫?
최종 88% 정당간 합의로 지급되는 국민지원금은 정당간 정치적 주장이 달랐다.
처음 정부는 70% 지급방안을 내놨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다른 주장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100% 지급을 원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80%를 주장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경기도지사와 충남도지사의 도내 100% 지급건을 두고, 국민의힘 소속인 천안시장은 곤란한 상황이다. 결국 ‘100% 지급’을 결정했어도 차기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 후보들은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한태선 전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 후보는 “박상돈 시장은 국민지원금 100% 지급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며 “천안시가 정책방향을 바꾸면서 정부국회의 결정을 뒤집고 경기도를 따라하게 된 변경과정을 천안시민이 충분히 납득하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를 위한 지방채 발행은 결국 천안시민의 부담을 주는 것인 만큼 세수 초과분을 우선 사용하는 것이 재정운영상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장기수 전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천안시도 10만745명이 추가로 재난지원금을 받게 됐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박상돈 시장에게는 “88% 지급의 형평성과 차별성이 전국민적 불만요소로 떠오를 때 중앙정부의 실책과 재정부담만 탓하고 다른 시·도 눈치를 보다 뒤늦게 추가지급에 나선 것은 시민들에게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100%지급과 선별지급(88%)을 놓고 국민여론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득재분배 차원이 아니라 코로나19 위로금 성격으로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