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크레인으로 파낸 땅 속에서 나온 매립 폐기물.
천안 수신면 백자3리와 백자4리 주민들이 ‘난리’가 났다. 엄청난 양의 폐기물쓰레기를 몰래 버린 현장을 적발했기 때문이다.
백자3리는 적발현장이 있는 곳이라서, 백자4리는 자칫 폐기물쓰레기 침출수 등으로 피해를 볼 수 있어서 신경을 곤두세웠다.
“악취는 어쩔거냐?”, “침출수로 식수문제 등이 발생하면 어쩔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폐기물을 묻은 곳은 수신면 지장골(발산2리) 폐기물처리업체였다.
▲ 이현복 수신면 백자4리 이장이 현장의 불법폐기물 매립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시료채취 결과는 일주일 뒤
현장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 사람은 현장 옆 공장이다. “어느날 악취가 심하게 나서 인근에 퇴비를 뿌렸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계속 옆을
지나가는 덤프트럭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쫓아갔다. 10여대는 되었나 보다. “자세히 보니 트럭 뒤에서 보면 황토흙으로 덮였는데, 앞쪽은 거무튀튀한 폐기물이었죠.”
그는 백자3리 이장에게 적발한 현장을 보여주고, 이장은 다시 천안시에 신고했다.
▲ 포크레인으로 파낸 땅 속 매립상황.
▲ 땅 위로 끌어올린 매립폐기물은 악취도 심했다.
그렇게 적발된 폐기물 현장. 유인석 수신면장은 “현장을 나가보니 장비 없이 매립쓰레기 실태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며 “다음날 포크레인으로 여기 저기 파보니 폐기물이 깊고 넓게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6월22일 천안시 청소행정과 폐기물팀도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최승찬 폐기물팀장은 “육안으로 보아서는 정확한 판단이 안된다”며 보통 결과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23일에는 지역구인 허욱 시의원도 현장을 다녀갔다.
폐기물이 묻혔다고 다 불법은 아니다. 시에 따르면 인허가 공사장에 기준치 이내에서 ‘성토제’로 쓸 수 있도록 돼있다. 이곳은 토지주가 주택 4채를 짓는다고 인·허가를 맡은 곳으로, 기준치 이하로 성토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정확한 불법유무는 시료채취 결과로 알 수 있게 된다.
조치 전 침출수 등 피해우려
그러나 정황상으론 불법적인 폐기물 매립정황이 나타난다.
마을주민들은 이구동성 ‘불법폐기물’이라 단언한다. 도로변에서 필요없이 차단막을 높게 쳐 은폐한 점, 굳이 집을 짓는다면서 멀쩡한 흙을 엄청나게 퍼나르고, 대신 폐기물로 메꾸는 식의 수법. 이같은 일을 한 곳이 폐기물업체라는 점 등이다.
현장 옆 공장주는 “불법폐기물로 의심돼 가까이 가려니 십여대의 덤프트럭이 이리저리 다 도망가 버렸다”며 “그게 상식적인 일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제 법적 절차대로 투명하게 처리하는 일이 남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마을주민들은 걱정이 크다.
▲ 이항철 백자3리 이장이 현장의 불법매립상황을 볼펜으로 종이에 그려가며 설명하고 있다.
이항철 백자3리 이장은 “곧 장마가 오는데, 저걸 처리하기까지는 한달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자칫 침출수와 악취, 관정오염으로 발생하는 식수문제 등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현복 백자4리 이장도 “주민들은 일단 빨리 처리하라는 거다. 땅속에 묻은 거 하루라도 빨리 원상복구해 마을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공사현장 밑으로 논과 마을이 있다. 주민들은 심각한 폭우라도 쏟아지면 침출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걱정이 크다.
장마가 시작되고 있다.
최승찬 폐기물팀장은 “시료채취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일단 파헤친 흙을 덮고 비닐로 덮어 폭우에도 문제없도록 하라고 토지주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토지주는 “성토제로 문제없다”고 해명하지만, 일단 그렇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땅속에 묻었던 폐기물들도 다 파내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성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기준치 이하의 성토제였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토지주는 퍼낼 수밖에 없었다. 여기는 여러 정황으로 보아 기준치 이상으로 나올 여지가 크다.
http://www.cafc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