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최근 ‘천안형 전철 환승’ 도입을 위해 환승시스템 구축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자치단체와 한국철도공사에 제안했다고 한다.
시는 광역전철과 천안시내버스간 환승시 전철 기본요금인 1250원을 천안시 재원으로 전액지원하고,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와 별도의 정산체계 및 시스템을 운영하는 ‘천안형 환승시스템’을 제시한 것이다.
시는 이같은 정책을 펼치는 이유로 ‘교통복지’와 ‘대중교통 활성화’를 이야기 한다. 정말 그럴까. 예로, 주거복지라 해서 집값을 5000만원씩 지원해 준다든가, 음식복지라 해서 음식값의 30%를 천안시가 대는 경우는 없다. 교통 또한 적당한 거리를 셈해서 ‘적당한 가격’을 물고 있을 뿐이다. 천안시는 전철과 시내버스간 환승에 따른 교통비를 대겠다는 것이다. 그쪽만 일단 혜택(복지)을 주겠다는 것이다.
전철을 타다 시내버스로 갈아타는 사람들은 일정금액을 지원받는다. 그것으로 대중교통이 활성화될까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시내버스 활성화를 말하는 것인데, 1250원의 혜택 때문에 택시나 자가용 이용자가 버스타는 일들이 벌어질까. 아니면 그 돈 때문에 수도권과 천안을 오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인가. 시는 교통복지나 대중교통 활성화를 이야기하지만 ‘1250원 지원’으로 얼마의 성과가 나타날 것인지 궁금하다.
한편 이같은 ‘천안형 환승시스템’은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먼저 시가 추정하기로는 연 68억원의 세금이 쓰여질 것으로 밝혔다. ‘복지고정비’는 한번 시작하면 없앨 수 없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한번 혜택을 주면 그 혜택은 늘면 늘었지 없애거나 줄일 수가 없다.
혜택을 보는 입장에서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한 건의 복지고정비는 금액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복지고정비가 10건이 되고 20건이 되면 ‘고정비’에 따른 지출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한정된 예산과 형편에서의 복지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복지를 찾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하나, 대학생들의 교통편이 저렴해지면 반대급부로 통학이 늘어난다. 이는 정주에 대한 생각이 적어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통학이 불편하면 정주에 대한 관심이 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기숙사나 학교 주변에서 하숙·자취를 함으로써 인근상권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천안에서 생활하다 보면 졸업 후에도 정주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질 수 있다.
그러니 교통비 문제보다 이들 학생들이 천안에서 편히 생활하고 경제적 활동이 쉽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교통비 부담을 줄여주는 노력이 학생을 위한 건지 학부모를 위한 건지, 아니면 직장인을 위한 건지 좀 더 명확히 분석되길 바란다. 또한 그것이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건지, 교통복지가 맞는지도 정확히 따져보자. 교통복지라면 차를 끌고 전철환승 없이 외지로 다녀야 하는 시민들과도 형평성은 어긋나지 않는지, 별도의 대책이 있는지 살펴보자.
정병인 천안시의원도 이같은 견해에 공감했다. “혜택이 반이라도 천안시민이 누릴 수 있는 것인지 논란의 여지는 있다”며 “인지하고 그래도 추진해보자 하는 것과 일방적인 요구(추진)는 다르다”고 했다. 그는 “지역사회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며 “외지에서 통학하는 대학생에게 교통비 지원보다 천안에서 주거 관련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했다.
천안시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여지는 것이 좋지 않는가 말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 좋은 정책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보길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