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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12경 '왕지봉배꽃을 만나다'

천안 성환읍의 왕지봉배꽃 장관… 짧고 강렬한 배꽃물결 펼쳐져

등록일 2021년04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화접’은 사람 이름이 아니다. 화접(花蝶)은 ‘꽃 화’와 ‘나비 접’ 자를 쓴다. 그러니 꽃과 나비라는 의미다.

우리가 먹는 배를 재배하는데 있어 ‘화접봉사’를 한다. 신고배(품종)는 자가수분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다른 품종에서 채취한 꽃가루를 신고배에 묻혀 인위적으로 수정시켜준다. 또한 인공수분작업은 자연수분보다 착과율을 높이고 고른 크기의 과일을 수확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화접봉사에는 위 아래가 없다.(박상돈 천안시장도 예외없다)

그러나 신의 뜻인가. 배꽃수정이 가능한 기간은 개화일로부터 3일정도밖에 안되지만 시골에서 일꾼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언제부터인가 이 기간 각계각층 수많은 사람들이 ‘화접봉사’를 통해 배농가를 돕는 일이 전통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

천안은 전국 3대 배주산지다. 특히 신고배는 우리나라 배 재배면적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3월 평균기온이 따뜻해 개화시기가 열흘 정도 앞당겨졌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외국인근로자나 자원봉사자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화접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 천안시 공무원과 시의원들, 소방대원, 각 읍면동 자생단체들이 천안의 배주산지인 성환과 그 인근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그럼에도 천안12경에 속하는 ‘왕지봉배꽃’ 풍광을 놓칠 순 없다. 1년에 단 한차례 아주 짧은 시간 볼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천안 성환읍에 들어서면 온통 사방이 배꽃 물결이다. 대부분 구릉으로 이뤄진 배과수원이다 보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한 폭의 멋진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그래도 냉정하게 따져 아쉬움이 있다면 두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배꽃내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카시아나 장비의 향 등에 비교할 수가 없다. 아주 약간의 향기만 담고 있더라도 그 곁을 지날 때 얼마나 황홀할까.
 

또다른 한가지는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도로변이나 농로길 등에서 쳐다볼 뿐 가까이 가기가 쉽지 않다. 숲 속 길과는 달리 주인이 있는 과수원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울타리까지 쳐져있어 용케 좋은 길을 찾아내지 못하는 한 도로변에서 감상하는 것이 전부다.
 

물론 그 자체로도 크게 부족함은 없다. 해변에서 바다를 쳐다보듯, 바다같은 배꽃물결을 봐라보는 것으로 만족감은 충분하다.  

아, 올해도 배꽃의 장관을 볼 수 있어 나름 만족하누나.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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