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일 천안시청 소회의실. 박상돈 천안시장과 유병갑 천안시산림조합장이 얼굴을 마주했다. “천안시는 앞으로 천안시산림조합과 함께 사유림 경영을 선도하고, 산림경영의 책임성을 강화하겠습니다.” 천안시장의 말을 듣는 유 조합장의 얼굴이 상기됐다.
이날 천안시와 산림조합은 ‘2021년 민관협력형 산림경영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 조림과 숲가꾸기 사업 등 사업량 1342ha(사업비 31억원)를 산림조합에 위탁한다. 천안시산림조합이 얼마나 바랐던 일인가.
▲ 유병갑 천안시산림조합장.
지난 3월 초순 천안 유량동에 있는 산림조합을 찾았다. 봄을 맞이한 이곳은 나무시장의 활기가 가득 느껴졌다. 전국산림조합 중 규모나 매출 면에서 수위로 꼽히는 천안나무시장은 지난해 43억원의 매출을 찍고, 올해는 50억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가격은 저렴하게, 품목은 다양하게, 그리고 손님은 친절하게 맞자는 것이 인기비결이란다.
특히 천안시산림조합이 지난해 금융사업 전국산림조합 대상까지 거머쥐며 다방면 성장세에 있는 이유로 유병갑(64) 조합장의 리더십을 꼽기도 한다. 2017년 11월 보궐선거를 통해 조합장이 된 그는 조합원들에게도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재선에 성공, 벌써 4년째를 보내고 있다.
그는 “처음 산림조합에 들어와서 보니 폐업 직전처럼 모든 여건이 좋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주요 사업수익인 산림·유통·금융의 모든 성장지표가 암울했다.
SK임업에서 근무한 경험과, 2015년부터 대학에서 경영학을 배워오고 있던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깨끗한 사무실’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다. 컴퓨터에 먼지가 가득 쌓이고, 사무실에 먼지가 폴폴 날리는 유량동 사무실. ‘이건 직원들의 자세부터 틀린 거다. 더러운데 누가 오겠냐’며 청소부터 시작했다.
“청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데 무려 2년이 걸렸다”고 했다.
두번째 개선과제로는 손님 맞는 자세를 바꾸는 것이었다.
판매하는 모든 물건에 적정마진을 붙여 가격을 낮추고, 품목을 대폭 늘렸다. 물건이 다양하니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는 건 당연. 올해는 ‘생활철물’도 입점시키고, 건강보조식품같은 것들도 준비했다. 또한 틈틈이 직원들의 교육과 친절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했다.
조직의 도덕성도 높였다. “일을 하다 보면 실수나 잘못할 수가 있지만 자기 주머니를 채우려는 사람과는 함께 하지 못한다는 점을 부단히 알렸다”는 유 조합장. 조직이든 장사든 신뢰가 쌓여야 비로소 성장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유 조합장은 2025년까지 ▶산림사업 100억 ▶유통사업 100억 ▶금융사업 3000억을 목표로 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놓고 있다. 또한 5만㎡ 부지를 구해 온갖 산림사업을 다 집어넣는 천안시산림조합 사업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부지를 선정하는 등 매입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넓은 부지에서 사계절 꽃을 피우며 산림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겁니다. 저를 포함해 32명의 직원들이 더욱 열심히 뛰어 천안시민에게 사랑받는 산림조합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지역경기, 유병갑 조합장의 산림조합은 ‘열심히 뛰면 반드시 보답한다’는 믿음으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나무시장 문의: ☎041-567-6084, 041-569-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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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본격적인 나무시장 개설을 앞둔 천안산림조합 나무시장 전경
▲ 봄을 맞아 천안시 산림조합 나무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 분주한 산림조합 직원들과 인부들.
▲ 천안시 산림조합 나무시장은 365일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