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본격 추진한다. 내용은 태안 유류피해 극복 전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도는 7일 스플라스 리솜에서 충남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태안 유류피해 극복과정 공유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태안 유류피해 극복과정의 세계적 중요성을 주제로 한 이번 콘퍼런스는 국내·외 사례를 토대로 유네스코 등재전략을 논의하고, 유류사고 극복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자리로 마련했다.

여기에는 양승조 지사와 성일종 국회의원, 가세로 태안군수, 유류피해사고 국내·외 전문가, 유네스코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먼저 이날 콘퍼런스 기조강연으로는 로슬린 러셀(Roslyn Russell) 전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 의장이 ‘재난기록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김도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유류 유출사고의 사회재난’을 각각 발표했다.

이어 주제발표로는 △김귀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본부장의 ‘세계기록유산의 등재전략과 과제’ △타우픽(M.Taufik) 인도네시아 국가기록원장의 ‘인도양 쓰나미 등재사례’ △이평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전 사무국장의 ‘유류 오염사고로 인한 아픔과 희망’ △정병관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의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사고 장기모니터링 자료를 활용한 해양생태계 회복 현황분석’ 등을 진행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주제발표 내용을 토대로 토론하고,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앞으로의 과제 등을 모색했다.
 

‘서해의 기적’으로 불리는 태안 유류피해 극복과정 기록은 2007년 12월7일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의 전 과정을 담은 것으로, 현재 20여만 건의 공공·민간기록물 목록을 수집했다. 특히 이 기록에는 재난사고 극복을 위해 123만명이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규모 자원봉사자의 참여내용도 포함돼 의미가 크다.

도는 이번 국제 콘퍼런스를 통해 수렴한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태안 유류피해 극복과정 기록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신청 논리를 개발·보완하고, 등재추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세계 환경전문가들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우리 국민은 낙담의 시간을 걷어차고 서해로 모여들었다”면서 “123만명의 손길 하나, 땀방울 하나하나가 모여 불가능할 것 같던 대역사를 마침내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국민의 놀라운 역량이 만들어낸 대서사시로, “비록 시작은 참담했으나 과정은 경이로웠고, 그 결과는 찬연한 재난극복의 역사가 됐다”고 덧붙였다.

양 지사는 오늘 논의한 사항을 바탕으로 서해의 기적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