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일(25·상무) 선수는 천안시 청룡동에 살면서 이번 제3회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레슬링 선수다.
강 선수는 결승에서 호주의 초우카노프를 2분52초만에 11대 0 테크니컬 폴승을 거뒀다. 4전 전승을 거둔 기량으로 볼 때 강 선수 앞날이 밝다.
강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목에 건 금메달은 그레코로만형 58㎏급. 이 체급은 지난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김인섭 선수의 체급이기도 하다.
김 선수가 최근 한 체급 올리면서, 그동안 그늘에 가려져 있던 강 선수가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
그러나 실제 강 선수의 기량도 알아줄 만한 것이다. 94년 세계 주니어레슬링 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54㎏급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 2000년 제2회 세계군인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전국체전에서도 충남도에 금메달을 안겨주기도.
강 선수의 아버지 강승연(54)씨는 “매사에 성실하고 기복이 없는 아이로, 조금만 더 노력해 준다면 앞으로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선수는 작은 체구로 중학교까지 유도를 했으며, 천안상고에 들어가며 레슬링으로 운동을 바꿨다. 제대로 된 코치 도움도 못받는 열악한 환경에 그나마 부모들이 나서서 코치초빙 등 물심양면 힘썼던 때를 회상하며 강승연씨는 “운동하는 자식은 부모피를 말린다는 걸 절감했다”고.
시합만 있으면 체급조절을 위해 살을 빼야 하는 강 선수의 고생과 패배에 따른 극복노력을 볼 때면 강승연씨나 어머니 박미자(52)씨도 자식 못지 않은 아픔이 밀려온다고 귀띔이다.
강경일 선수의 앞으로의 경기에 천안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