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은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더나은 미래를 위해 한표를 주셨다”고 총평했으나, 사실 민주당이 잘 해서 얻은 결과라고 보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처’가 총선승리의 주역이었다. 미래통합당의 무조건적 비판도 문제였으며, 민주당도 싫지만 미래통합당은 더 싫다는 차선책이 이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천안은 국회의원 3개 선거구에 천안시장과 충남도의원 5선거구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이중 천안시장을 제외한 4개 선거구가 민주당 소속후보가 가져갔다.
천안시장은 ‘박상돈 미래통합당 후보’
천안시장 선거도 선거 종반까지도 한태선(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한 후보측은 여론조사를 들먹이며 10%대 차이를 예상했다.
하지만 막판 변수가 등장했다. 현직 공무원의 음식물 제공과 함께 한태선 후보가 사전선거운동한 혐의로 선관위가 고발한 사건이 알려진 것이다.
지난 1월에 발생한 일로, 한 후보측은 선거일까지만이라도 조용히 넘어가길 바랐겠지만 희망사항이었을 뿐. 박상돈(미래통합당) 후보측은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붙이며 대대적으로 문제를 삼았다.
하필 민주당 소속 구본영 전 시장이 정치자금법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나고 치르는 보궐선거로, 유권자들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은 표로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결과 박상돈 후보가 0.61%로, 불과 1920표차 미세한 우위를 보이며 당선됐다. 32만표가 넘는 투표수를 고려하면 ‘선거법 위반혐의’가 당락을 좌우한 셈이다.
천안갑 ‘문진석 민주당후보 당선’
천안갑 선거구도 피말리는 전장터였다.
시종 막상막하의 지지율로 어느쪽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신범철(미래통합당) 후보는 외교·안보 전문가임을 내세웠고, 문진석(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얻은 인맥을 총동원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1.43%(1328표)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개표과정에서도 엎치락뒤치락 하며 양측 캠프 관계자들의 손에 땀이 배이게 했다.
여기서도 약간의 우세를 점치던 신범철 후보를 제치고 문진석 후보가 당선됐다. 코로나의 뒷심이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민주당 후보들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으로 보여진다.
천안을 ‘박완주 민주당후보 당선’
천안 5개 선거구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거를 치룬 곳은 ‘천안을’이 유일하다.
물론 3선에 도전한 박완주(더불어민주당) 후보측 입장이며, 상대측 이정만(미래통합당) 후보는 안간힘을 쓰며 역전을 노렸지만 현역의원의 아성을 깰 수는 없었다.
게다가 5개 선거구중 현역의원이 있는 곳은 ‘천안을’ 선거구가 유일하다. 천안지청장 출신으로, 나름 경쟁이 될 거라는 예측은 처음 천안병 선거구로 나왔다가 천안을 선거구로 바꾸면서 힘을 잃었고 정당지지도마저 차이가 벌어지면서 내내 위협이 되지 못했다.
선거사무실이 논란을 빚으면서 박완주 후보측 약점으로 삼아 공격했으나 그마저 실패했다. 결과는 23.94%의 차이로 박완주 후보의 ‘넉넉한’ 승리였고, 그가 간절히 원했던 3선의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천안병 ‘이정문 민주당후보 당선’
‘천안병’ 선거구도 어쩌면 반전으로 볼 수 있다.
이창수(미래통합당) 후보는 충남도당 위원장도 역임했고 미래통합당 대변인으로 인지도를 넓혀왔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이 되고자 기회를 노린 세월이 적지 않았다.
반면 이정문(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치초짜로, 이번 선거도 도중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컸었다. 변호사 출신의 이정문 후보가 믿을만한 건 ‘배경’이었다. 그는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윤일규 현역의원의 강력한 추천과 지지를 지속적으로 내세웠다.
일반적으로 이 둘의 싸움은 체급이 달라보였다. 선거를 치르는 능숙함도, 선거구에 알려진 인지도도, 정치경력도 모두 밀렸던 이정문 후보는 민주당이 가진 지지도와 배경을 무기로 결국 6.97%를 앞서며 당선됐다.
한편 민주당 경선배제를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종문 후보는 6.8%를 얻는데 그쳤다.
충남도의원 천안제5선거구 보궐선거는 윤철상(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윤종일(미래통합당)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이들의 격차는 겨우 0.57%(207표)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