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는 믿을 게 못된다.’
한때 여론조사는 사람들의 신뢰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그 신뢰가 많이 깨졌다. 누구나 핸드폰을 소지하고 있고 샘플얻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업체와 의뢰인 입맛에 맞는 ‘조작’이 용이해졌다. 그럼에도 선거기간 여론조사가 성행하는 것은 객관적 결과보다 여론몰이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여론조사’는 후보들이 제 입맛에 맞게 사용되고 있다.
이틀차이의 여론조사에 ‘9.3% 차이 나기도’
한태선(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월 중순 모 신문에서 여론조사한 결과가 유리하게 나오자 이를 널리 알렸다. 박상돈(미래통합당) 후보와는 13.1%의 격차를 보이는 결과였다. 사람들은 ‘박상돈 후보가 불리한가 보구나’ 하고 생각했다. 박 후보 캠프 사람들도 지지 않을까 싶어 불안감이 커졌다. 박 후보측은 그런 이들에게 ‘내부에서 돌린 여론조사에서는 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밝혔다.
박상돈 캠프는 2일 ‘지지율 1위’로 한태선 후보를 앞섰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아시아뉴스통신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39.3%를 얻은 한태선 후보를 1.7%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골든크로스를 이뤘다”고 밝혔다.
아시아뉴스통신이 세종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천안시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13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31일(화)과 4월1일(수) 인구비례할당 무작위 추출(셀가중)에 의한 유선30% RDD방식, 무선70% 가상번호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p이며 응답률은 7.1%였다.
이같이 알리면서 앞선 두번의 여론조사는 한태선 후보가 앞서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금강일보가 세종리서치에 의뢰한 3월 21일과 22일 조사(1014명, 95%신뢰수준, 표본오차 ±3.1%p)에서는 한태선 후보가 47.3%로 13.2%를 앞섰으나 대전인터넷신문기자협회와 금강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3월 29일과 30일 조사(503명, 95%신뢰수준, 표본오차 ±4.4%)에서는 7.6% 차이로 좁혀졌다.
여기서 의아한 점은 여론조사기관(세종리서치)이 같은 데도 10일만에 박상돈 후보가 한태선 후보보다 14.9%를 더 얻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의뢰인이 다르다는 것이 이같은 차이를 만들었는지, 아님 샘플수나 조사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게다가 이틀 차이로 다른 여론조사에서 만들어낸 결과는 9.3%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태선 후보측은 2일 대전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꺼내들며 ‘골든크로스’는 잘못된 것이라고 알렸다.
코리아리서치는 3월 29일과 30일 천안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태선 후보(44%)가 박상돈 후보(31.9%)를 12.1% 차이로 앞섰고, 정당지지도는 민주당이(44.6%)이 통합당(25%)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면접(RDD, 10%) 무선전화면접(ARS, 9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7.5%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였다.
한 캠프관계자는 “유선전화면접을 10% 잡은 코리아리서치와 30% 잡은 세종리서치의 조사방식에서 지지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의뢰인이나 여론조사방식 등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은 염두에 둬야 한다. 선거기간, 누가 이기고 있냐에 관심갖기 보단 어떤 인물이 더 도덕적이고 능력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일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