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선거 천안갑구는 세명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이중 이충렬(53)은 충남교육감 비서실장 출신이고, 문진석(58)은 충남도지사 비서실장 출신이다. 이들은 각각 교육감과 도지사로부터 행정을 배웠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래서 ‘갑구’를 맡겨주면 소신껏 지역발전을 위해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한다.
이들은 공약을 통해 역대 누구도 못해낸 ‘동남구의 획기적 발전’을 일구겠다고 한다. 우려도 되지만 기대도 된다. 같은 공약이라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어떤 자질로 성취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충렬 예비후보는 2월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동남구에 첨단시설을 갖춘 다목적체육관 ‘김시민 아레나’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포츠시설이 대부분 서북구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아레나의 규모가 얼마나 큰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은 “아레나에서 대규모 행사를 유치하고, 이를 통해 숙박업, 요식업, 쇼핑 등으로 동남구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하겠다’보다는 ‘사업을 꼭 완수해내겠다’는 의지에 방점을 찍었다. 이외에도 이 예비후보는 국제규격의 수영장을 건립하고 한방과 양방을 겸한 ‘헬스케어존’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상상만 해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진석 예비후보 또한 동남구(갑선거구) 발전을 위해 ‘동부6개면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네이버 D2SF(D2스타트업팩토리) 유치를 비롯해 원예특구 조성이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를 취급하는 산업단지 조성, 역사문화자원특화지역 구축, 농촌복합복지센터 조성 등이 들어있다. 이런 대단위 사업들을 내건 것에 대해 ‘되고보자’는 무책임을 의심하지만, 그는 이같은 사업들이 가능한 이유로 “도지사 초대비서실장으로서 중앙정부와 충남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진석이 당선되면 동부6개면 발전예산을 확실하게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육묘장, 생산장, 체험학습장, 창업농지원센터 설치, 로컬푸드 인프라 구축 등 원예특구 조성만 해도 임기안에 할 일이 많겠지만 전 세계 창업도전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공유, 글로벌 투자를 지원하는 ‘네이버D2SF’ 유치를 위한 노력도 작은 일이 아니다.
갑 선거구의 대부분이 농촌지역임을 고려하면 일각에서는 동부권 발전동력으로 언급되는 이런 일련의 사업들이 과연 농촌다운가 우려를 보이기도 한다. 대단위 사업들로 도심화가 급진전될 동남구의 미래가 과연 이들의 손에서 시작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