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땅이 다 내땅? 종중땅을 팔아먹기 위해 종중 회칙을 위조한 L씨 일가의 최후는 구속이었다. 종중 회장 N씨가 도장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12명의 L씨 일가는 손을 뻗쳐 배방면 북수지구 토지구획정리 사업내 임야 3만5천여㎡ 매각권을 위임받아 138억원에 팔고 종중엔 79억원에 판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나눠 가졌다. 이 일이 가능했던 것은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H씨(48)와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O씨(44)가 있었기 때문. 이들은 종중에서 토지매각 추진위원을 맡고 있었다. 이들 12명이 모여 종중의 회칙도 바꿨다. 종중의 대부분인 12명이 작정하고 짜다 보니 종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아넘어갔다. 더구나 이 땅의 매각을 부동산 중계업자인 O씨에게 모두 맡긴 상태이니 결과는 불보듯 뻔한 상태였다. 토지의 평당시세는 100만원 이상, 체비지 매각단가는 평균 130만원을 상회하는 금액이지만 평당 75만원에 토지매각위임계약서를 작성해 줬다. L씨 종중 관계자는 “전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 매각이나 체비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형편에서 부동산 관련업을 하고 있다고 하니 믿었는데 종중 땅이 마치 개인의 소유인양 팔아먹다니 개탄할 노릇”이라며 혀를 찼다. 도장을 갖고 있던 종중 대표는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미 상황은 너무 늦어있었다. 하지만 종중들과 상의해 4명이 고소장을 내고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혐의가 밝혀졌다. 아산경찰서(서장 이청준)는 종중 재산을 편취한 혐의(사기) 등으로 L모씨(44) 등 4명을 구속하고 L모씨(50)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종중땅 덕에 한몫 보려던 이들은 종중과 선친에게 얼굴도 못 들게 됐다.

주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