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소속 청소년들이 망향의 동산에서 헌화하고 있다.
천안시와 아산시 청소년들의 조직된 행동과 실천으로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를 탄생시켰다.
“지금 살아계신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은 23명에 불과합니다.(2019년 4월 현재 생존자 수는 21명, 이 인터뷰는 지난 3월 진행됐다) 대부분 고령이시고 건강이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기 위해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도 함께 할 것입니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일본군 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과 활동을 하는 청소년 모임이다. 할머니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청소년들이 함께 하고 있다.
‘평화나비’는 할머니들께서 평생 전쟁의 상처에 고통스러워 하다가 제대로 된 사과도 못 받고 아픔 속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비처럼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천안과 아산의 청소년들이 ‘평화나비’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라고 이름을 붙였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할머니들께서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기 위해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 위안부의 날’ 또는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International Memorial Day for the Comfort Women)’에 천안과 아산의 청소년들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은 세계 각지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날이다.
2012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매년 8월14일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제정했다. 8월14일은 1991년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다.
김학순 할머니는 위안부 제도에 관한 책임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반박하며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위안부 생존자들의 피해 증언이 이어졌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12월 일본 도쿄지방법원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 문제로 확대하는 여성운동가로 남은 생을 불태웠다.
할머니들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아픈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학생들이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에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조직된 행동과 실천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일본군 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과 활동을 하는 청소년 모임이다.
천안과 아산의 청소년들은 자발적으로 학교에서 모금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천안시와 아산시 청소년들의 조직된 행동과 실천으로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를 탄생시켰다.
천안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했던 2015년,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 마음을 모았다. 특히 몇몇 학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학교에서 모금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할머니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머물지 않고 직접 실천과 행동으로 할머니들께 다가갔다.
학생들은 단지 소녀상 건립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군 성노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7년 6월10일 제1기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가 출범했다. 또 2018년 제2기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에 이어 올해는 제3기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모집을 앞두고 있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역사문제에 관심이 많고, 일본군 성노예문제가 제대로 해결돼야 한다는 생각에 작은 실천이라도 함께 하려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 천안시와 아산시에서 활동하는 ‘천안아산역사교사모임’ 소속 교사들이 학생들과 활발한 토론을 통해 역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망향의 동산’에서 아픈 역사에 눈을 뜨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할머니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머물지 않고 직접 실천과 행동으로 할머니들께 다가갔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현재 제3기 청소년활동가를 모집하고 있다.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요방리에 있는 국립묘원 ‘망향의 동산’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고국을 떠나 망국의 서러움과 갖은 고난 속에 고향을 그리며 숨진 재일동포를 비롯한 해외동포들의 안식을 위해 세워졌다.
현재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말라위,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국 해외동포들의 영령이 잠들어 있다. 망향의 동산은 조국의 아픈 과거와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든 곳으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모신 공간이기도 하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8월14일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의 날’을 기억하기 위한 평화문화제 행사와 망향의 동산 참배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과 거리캠페인 활동도 전개한다.
2018년 8월14일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소속 학생들이 합창공연을 맡았다. 학생들은 성공적인 합창공연을 위해 무더위와 싸우며 연습해야 했지만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컸기에 적극 참여했다.
김용자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사무국장은 “천안시민들도 망향의 동산에 ‘일본군 피해 할머니’들이 잠들어 계신 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일본군의 만행’을 널리 알리고, 일본정부의 반성이 왜 필요한지 시민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2기 청소년평화나비에서 활동해 온 정재준(아산전자기계공고 3년) 학생은 “‘망향의 동산’에 대해 평화나비 활동 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망향의 동산’에서 참배를 하면서 할머니들의 아픔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망향의 동산에는 일본강제징용노동자들과 세계 각국의 해외동포 영령들도 잠들어 있기 때문에 아픈 역사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조직된 행동은 계속 된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정재준(왼쪽) 학생과 김용자 사무국장. 이들은 일본군 성노예문제는 결코 피해할머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역사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현재 제2기 활동을 마치고, 제3기 청소년 활동가를 모집 중이다. 올해 사업계획을 설계하느라 분주한 김용자 사무국장과 정재준 학생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정재준: 평소 사회문제와 역사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일본정부 사죄를 외치며 차가운 거리로 나오시는 할머니들을 보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 지난 1년 평화나비 활동을 하면서 느낀 보람과 아쉬움.
-정재준: 할머니들을 알게 되고, 할머니들을 위해 작지만 무엇인가 했다는 사실이 보람이었다. 그러나 학교마다 시험기간이나 학사 일정이 달라 청소년활동가 전체가 한 자리에 모이기는 어려웠다. 마음은 함께 하고 싶은데 동참하지 못했던 상황이 아쉬웠다. 그러나 청소년 활동가들의 조직된 행동과 실천은 계속될 것이다.
-김용자: 지금까지 할머니들의 고통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한 시민이 알게 해 줘서 고맙고, 늦게라도 알게 돼 다행이라고 말할 때 보람 있었다. 또 제1기에서 활동했던 학생이 대학생이 돼서 찾아와 제2기 후배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뿌듯하다.
▶ 올해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김용자: 제3기 청소년활동가를 모집하고 있다.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8월 기림일 주간에는 다양한 기억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라 고민이다.
▶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활동을 통해 세상에 하고 싶은 말.
-정재준: 일본군 성노예문제는 결코 피해할머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역사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김용자: 맞는 말이다. 특정 기념일에 맞춰 각종 언론과 미디어에서 떠들썩할 때, 한 순간 감정이입으로 눈물 흘리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할머니와 같은 목소리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가해 국가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는가.
-김용자: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 정부와 추진한 합의는 피해 할머니를 또 다시 욕보인 굴욕적인 외교였다. 할머니들의 입장에서 일본정부를 꾸짖고 당당히 재협상해야 한다. 역사의 증인으로 살아계신 할머니는 이제 23명 뿐이다(2019년 4월 현재 생존자 수는 21명, 이 인터뷰는 지난 3월 진행됐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활동일지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소속 청소년들의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글로 표현했다.
2017. 6.10일 1기 출범
2017. 8.9 세계1억인 서명 및 거리 캠페인
2017. 8.10 평화문화제
2017. 8.12 망향의 동산 참배
2017. 11. 25 ‘우리손으로 해방을’- 100만 동행의 날 행사 참여 (청계광장)
2018. 7.8 - 2기 출범 및 교육
2018 8.9 - 8.23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전시회 홍보 및 참여.
2018. 8.10 - ‘25년간의 수요일’ 윤미향 대표 강연회 참여
2018. 8.14 - 천안 망향의 동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기념식에서 합창공연.
2018. 8.15 - 망향의 동산 참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기억위한 ‘청소년이 만드는 평화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