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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승, 물 컵 투척…품격‧자질 논란

민주당 “윤리위 회부”… 시민단체 “자진사퇴”… 한국당 “경고”

등록일 2019년04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장기승 의원이 16일 제1회추경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김희영 의원을 향해 물 컵을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

아산시의회(의장 김영애)가 제211회 임시회(4.8.~4.16.) 회기동안 품격과 자질논란에 휩싸였다.

장기승(58‧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제1회추경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김희영(51‧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물 컵을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일로 지역정가는 물론 아산시민사회단체가 발칵 뒤집혔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성명서를 통해 공개사과는 물론 아산시의회 윤리위원회 회부를 촉구했다. 19일, 아산지역 1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아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아산시청 본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일을 ‘폭력사태’로 규정하고 “자진사퇴와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은 21일 충남도당윤리위원회를 열어 장기승 의원을 징계처분 했다고 밝혔다. 21일 한국당 충남도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유한국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로서 당의 명예와 위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과 “시민의 봉사자로서 품위를 유지하며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권고하는 ‘경고’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에 장기승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에 이어 21일 각각 두 차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장 의원은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해당 의원에게 개인적인 사과는 물론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차례 시민들께 공개사과 드렸다”며 “당의 처분을 존중하며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어 ‘견지망월(見指忘月)’을 언급하며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바라보시기 바란다”며 자신을 변호하기도 했다.

민주당, “인권모독 윤리위원회 회부해야”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18일 성명을 통해 “의회는 토론하고 설득하고 때로는 설전을 벌일 수 있지만 어떠한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상대 당 의원과 배석한 공무원들을 향해 호통 치고, 물 컵을 집어던지는 장기승 의원의 이번 돌발행동은 분명한 폭력이고 인권모독이며 전형적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또 “장기승 의원은 과거에도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성추행, 여성비하 발언으로 여론과 시민들에게 뭇매를 맞은 전력이 있다”며 “최근에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임에도 자중하기는커녕 이러한 폭력을 자행한 것은 그가 자질과 자격을 갖춘 의원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아산시의회는 윤리위원회를 열어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처하고, 자유한국당도 공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폭력 당사자인 자유한국당 장기승 의원은 시민들 앞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반드시 공개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같은 날 동일한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산시민협, “갑질폭력, 책임 엄중히 물어야”

아산시민단체협의회는 “그동안 의회에서 공공연히 벌어진 폭력과 갑질 행태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산시민단체협의회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심한 모멸감을 느낀 당사자와 아산시민들에게 공개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은 공당이며 제1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협은 이어 “장기승 의원은 물 컵을 던진 후 항의하는 김희영 의원에게 ‘의원님한테 던진 거 아니니까 미안합니다’라고 얼버무렸다”며 “함께 물벼락을 맞은 공무원들에게는 왜 사과를 않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시민협은 “우리사회는 선출된 공인이 아닌 사기업 대표의 갑질과 폭언‧폭력에도 그 책임을 엄하게 묻고 있다”며 “여성 시의원에게 컵을 던진 행위는,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러운 여성 비하 행위며, 우리 사회가 용납해서는 안 되는 심각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협은 또 “그동안 의회에서 공공연히 벌어진 공무원들에 대한 호통과 회의 당일의 무리한 자료요구 등 민망한 갑질 행태 역시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투명한 의정활동과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의회 생중계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산시민단체협의회는 (사)동학농민혁명아산시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아산지회, 민주노총아산시위원회, 아산YMCA, 아산YMCA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아산농민회, 아산시민연대,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어린이책시민연대아산지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산지회, 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평등교육실현을위한아산학부모회 등 14개 단체가 연대하고 있다.

장기승 의원, “손가락 말고 달을 보라”

장기승 의원이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예결위 물컵투척 사건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있다.

장기승 의원은 18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사과와 함께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장기승 의원은 “물 컵을 던진 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잘못된 행위”라며 “당사자는 물론 시민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 장면을 투명하게 생중계하고, 공개하자는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컵에 남은 물이 많지 않았으며, 김희영 의원을 겨냥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장 의원은 “조례에 근거하지 않은 청사건립기금 예산을 50억원으로 편성해(조례는 30억원 이내) 추경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며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례를 근거로 불가의견을 제시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해 본 회의까지 갔다”고 밝혔다. 

물 컵 사건은 본회의에서 전남수(52‧자유한국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조례를 위반한 문제점을 지적해, 정회 후 예결위를 다시 소집해 심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재 소집된 예결위에서 장기승 의원은 청 내 방송을 통해 공개회의를 하자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비공개 회의를 주장하며 의견이 대립된 상황이었다. 

장기승 의원은 “생방송 여부를 표결로 결정하자는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맞서 언성이 높아졌다”며 “다수의 힘으로 소수 당 의견을 묵살하려는 처사에 순간적으로 감정이 욱해 마시다 남은 종이컵을 공중에 던졌는데 의도치 않게 김희영 의원에게 날아갔다”고 말했다.

장기승 의원은 “규정위반을 알면서도 표결로 밀어 붙이려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라 생각한다”며 “의회의 투명성을 위해 생방송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이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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