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돈 1000만원을 기부한 이언년 할머니가 이정희 도고면장의 부축을 받고 있다.
아산시 도고면 신언2리 이언년 할머니의 애틋한 기부사연이 눈길을 끈다.
할머니는 3월27일 도고면행정복지센터(면장 이정희)를 방문해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행복키움추진단(단장 김종철)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할머니가 15년 전부터 꿈꿔오던 일을 실행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평생 조금씩 모아온 금액을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할머니는 18세에 도고면에서 거주하던 남편과 결혼했으나 전쟁 발발로 남편이 참전해 1951년 1월 강원도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시신은 못 찾았지만 정황상 실종처리와 동시에 전사 처리됐다.
“혹시 남편이 죽지 않고 북한에 있을까?” 라는 기대로 홀로 지내며 지금은 없어졌지만 당시 면사무소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근로기회를 주었던 취로사업, 농업근로 등으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할머니 주변사람들에 따르면 오래 전부터 면사무소에 기부를 하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성금을 직접 전달받은 이정희 면장은 “할머니의 기부는 15년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라고 할머니의 사연을 직접 들었다”며 “할머니는 15년 전에 주민들에게 칭송을 받던 당시 도고면장(퇴직)을 존경했고, 할머니를 따뜻하게 살펴주던 고마운 마음에 면장에게 직접 기부하는 것을 꿈꿨다”고 말했다.
올해 88세 된 할머니는 기부 당일 2층 면장실을 올라가는데 인척의 부축을 받아 5분만에 올라갈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 할머니는 도고면에 위치한 요양병원에 4월 입소할 예정이다. 요양원에 입소하기 전에 할머니가 다니던 교회와 도고면에 기부를 한 것이다.
김종철 도고면 행복키움추진단장은 “지난 3월13일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몸이 불편해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의 현관입구에 난간을 설치하고 화장지 등 생필품을 전달해 드렸다”며 “그때 너무 고마워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고면은 할머니의 소중한 기부의견을 담아 어린이 장학지원과 참전용사 유가족 지원 등에 기부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