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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작가님, 작은 수채화 그림들이 너무 예뻐요”

홍기옥 작가 열두번째 개인전… 여행스케치 회원들과 현장에서 그리는 행복

등록일 2018년08월2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신방도서관 1층 카페 갤러리. 사람들의 눈길이 작품에 머문다. 그간 많은 그림들이 전시됐지만 이번처럼 관심을 끈 적도 없다. 소품(작은 작품)위주의 전시는 그만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좋다. 대작을 보는 맛과는 확실히 다르다.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이런 카페는 적어도 ‘소작’의 단점이 잘 살아난다.

수많은 작품 한 끝에 ‘빨간딱지’가 붙어있다. 판매가 이뤄졌다는 것인데, 안 붙어있는 작품 찾기가 힘들 정도다. “확실히 작은 작품들이 인기가 있나보군” 하겠지만 그만큼 작품이 확실히 좋지 않으면 요즘 사람들,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홍기옥 작가가 전국을 누비며 그린 그림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이들. 홍 작가의 미소가 어른거린다.
 

서울토박이 홍기옥(60) 작가. 천안에서도 30년을 살았으니 이젠 천안사람이다. 그간 열두번의 개인전을 가졌지만 이번처럼 충남문화재단 지원금(300만)을 받아 책까지 낸 건 처음. “도록보다는 책에 가깝다”고 했다. 글은 거의 없이 200점 넘게 소개된 그의 작품들이 살아 꿈틀댄다.

그녀의 이번 전시는 ‘여행스케치’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2010년 겨울, 천안·아산 사는 5명이 ‘여행스케치’란 이름을 붙이고 전국의 현장을 누볐다.

한명 두명 회원들이 늘자 홍 작가는 아예 12인승 차량을 구입했다. 이제는 16명으로 늘었다. 매주 다니지만 차 한 대로도 자리가 남았다. 모두가, 항상 갈 순 없는 일이기에….
 

남자회원도 있지만 회원들은 주로 여성들. 일주일을 바쁘게 보내다 여행스케치로 보내는 하루에 온전히 몸을 맡긴다. 보통 아침에 출발하면 저녁에 돌아오는데, 멀리 가는 경우 1박도 한다는 홍 작가.

그렇지만 스케치 외에 별다른 외도(여유)는 없다. 야외식사 없이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항상 ‘도시락’을 지참한다. 나름 규율도 엄해 회원들은 습관적으로 일사분란하다. 효율성을 살린 여행, 스케치 작업에 오롯이 힐링되는 시간이다.
 

홍 작가의 전시작품들이 몇몇 작품 외에 모두 팔렸다. 그녀는 ‘저렴하게’라는 말로 겸손해 했지만, 사는 사람들은 작품 자체가 좋기 때문이다.


“여행스케치를 다니며 그렸던 그림들 위주로 내놓았어요. 멀리는 2007년 작품부터 있죠. 작품이 다양하도록 지역과 풍경 등을 고려해 안배했죠.”

그의 여행스케치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세계 40여개국을 다니며 현장에서 그렸던 작품들도 곳간에 곡식 쌓아놓듯 가득하다.

왜 그것들은 전시에 못나왔을까. “세계를 다녀봤지만 정작 우리나라 산과 들, 도심이 예뻐서요.” ‘동문서답’같은 그녀의 대답이 걸작이다.
 

곧 1년에 한번 여는 회원전도 있을 예정이다.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서북구청 작은갤러리를 점찍어놓고 있다.


갑자기 ‘여행스케치’를 만든 이유가 궁금해진다. 보통 풍경화 소재는 직접 찍거나 아니면 남이 찍은 사진 속 풍경을 화실에서 ‘보고 그리는’ 식.

그녀는 “어디 가서 그림 그리는 것도 즐거운 일 아니냐”고 했다. “현장에서 보는 풍경은 훨씬 감성이 풍성하다” 했다. 나와 풍경이 물아일체가 되는 ‘그 곳’.

좋은 그림은 실내에서 그려도 되지만, 감성까지 담겠다면 피사체가 있는 현장에서 그릴 것을 권한다.

화첩까지 직접 마음에 드는 재질과 크기 등을 구분해 제작을 맡기고, 여행가기 위해 차량을 구입하고, 책을 낼 때도 그림 1000장을 직접 찍고 디자인, 인쇄소 등을 찾아다니는 노력을 어려워 하지 않는…, 그림에의 ‘열정’은 홍기옥 작가를 규정하는 핵심요소 아닐까 싶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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