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미래교육연구소장이 시집 ‘빗소리 따라 그곳에 다녀오다’(동학사·한국현대시인선 30)를 펴냈다. 그는 천안에서 시인이자 문화예술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삶에 녹아든 경험과 추억이 가지는 가치를 일상에서 건져올려 그리움의 본질을 생각해 보고자 했다”는 이정우 시인. 그의 이번 시집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탐색하고 성찰하는 고백적 속성을 띠고 있다.
그의 시는 정형적이고 함축적이어야 한다는 기존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 산문과 운문 형식의 시를 자유롭게 채택하고 있다. 특히,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삶의 위트와 따뜻한 배려가 들어있다. 43편의 시들 저마다 시인 내면의 풍경과 소리를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감각적으로 구성해 내는 한편, 근원적 그리움의 불가능성과 불가피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미적 성찰을 개성있는 필체로 풀어내고 있다.
시인은 “무연히 들어간 죽방멸치처럼 들어갈 땐 쉬웠지만 내 의지대로 나올 수 없는 함정”이라며 “시는 나에게 과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반짝이는 재주나 여기저기 기웃대는 술수보다, 바보스러울 만치 제 자리에 뿌리박고 정진하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발문을 쓴 윤성희 평론가는 저자를 향해 “연전에 순두부같이 정갈한 감성과 부드러운 상상력이 버무려져 있는 수필집을 내고 ‘그리움, 그 마른 상상력’이란 제목을 달았었는데 이번에는 순두부의 물기를 잡아내 유연하고 탄력있게 재탄생시킨 두부”라고 평했다. 모래바람처럼 건조하지도 않고 격정의 소용돌이에도 매몰되지 않는 감수성, 연륜이 아니면 얻기 어려운 감수성 안에 그는 수많은 융털을 갖춰놓고 있다고 했다.
이정우 시인은 천안 출생으로 1994년 ‘시와 시론’을 통해 문단에 데뷔했다. 그동안 천안문인협회 회장과 충남문인협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천안수필문학회와 백매문학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천안예총 부회장과 충남예총 감사를 맡고있으며 인문학 강의와 문화예술 컨설팅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