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37.5도다. 고열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39도 안팎.
그런데 올해 강원도 홍천 날씨가 41도를 기록했다. 춘천을 비롯해 의성, 양평, 충주도 40도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에서 40도 이상 오른 적은 1942년 8월1일 대구가 유일하다. 5일 기준으로 전국 평균 폭염일수가 20.7일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역대 최고치 온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暴炎)’은 연일 맹렬한 기세로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7일이 절기상 ‘입추(立秋)’라는 것이다. 가을로 들어서는 날, 한여름보다 더 더운 날씨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같은 이상고온은 모두 사람 때문이라고 한다. 문명의 이기가 온갖 오염을 만들어내고 오존층을 파괴해 자연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는 것이다. 콘크리트로 된 벽과 바닥들로 도심은 열섬화에 시달리고, 결국 폭우와 폭염이 인재(人災)가 되는 사회다.
군 부대까지 동원돼 천안 도심에 물을 뿌리고 있다.
밤낮 가리지 않고 괴롭히는 폭염탓에 흔치 않는 풍경이 눈에 띈다. 살수차량들이 도심 곳곳을 돌아다니며 물을 뿌려대고 있으며, 수십개의 그늘막과 무더위쉼터가 거리에 운영되고 있다. 경로당에도 에어컨부터 선풍기, 냉장고 등이 구입·교체되고 중증장애인, 또는 독거노인이나 쪽방촌에 기거하는 사람에게 선풍기를 제공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폭염은 가축이나 농작물에도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에 축사시설 등에는 제빙기와 안개분무시설, 냉방시설이 팡팡 돌아가고 시설하우스는 폭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광망 등을 설치하느라 분주하다.
하물며 천안 거리에 ‘얼음덩어리’까지 등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40도 안팎의 폭염이 연일 계속 되면서 주요 버스승강장에 얼음까지 배치하고 있다. 40㎏짜리 대형 사각얼음이 얼음공장에서 빠져나와 1일부터 20일까지 신부동 터미널과 남산중앙시장 입구 등 버스승강장 7개소에 비치되고 있다. 다 녹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시간 정도. 오전 11시에 비치하면 더위가 한 풀 꺾이는 오후 4시 이후까지 얼음의 시원함을 만져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