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을 위한 자금이 불법으로 대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20일(목) 아산경찰서(서장 이청준)는 농민임을 위장한 한 자신의 친형에게 농가부채탕감 정책자금인 농업경영개선자금을 불법 대출해준 S농협 신용부장 U씨(43)를 업무상 배임협의로 구속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던 U씨(남·50)는 건설업 자금이 부족해지자 S금융기관에서 일하는 동생을 찾아갔다. 동생은 농협자금 중 농업경영개선자금이 5년 상환에 연이자 6.5%로 저렴하다고 알려 불법으로 대출할 것을 공모했다. 이들은 지난 2000년 10월 토지를 임차해 경작중임을 확인한다는 임대차 사실 확인서를 위조하고 농민으로 농업을 경영하고 있다는 허위 경영평가보고서를 작성했다. 위조된 확인서로 이들은 정부에서 농민들에게 부채탕감용으로 대출하는 연6.5%의 상호금융특별장기대출금 700만원을 대출 받는 등 3회에 걸쳐 2억2,000만원을 부당 대출해 사용했다. 경찰은 U씨 형제를 업무상 배임혐의로 구속하고, 공모자인 K씨(41)는 불구속 기소했다. 이같은 사건은 지난 2000년에도 있었다. 연인이 생활형편이 곤란해지자 대출서류를 꾸려 무려 15억을 무단으로 대출했던 Y씨도 이와 같은 사례. 경찰에 따르면 당시 Y씨(29?둔포면)는 대부계에서 대출담당업무를 맡아오면서 연인이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조합원 17명의 명의로 대출서류를 꾸며 돈을 빼돌렸다. 계속 돈이 궁하다는 연인의 부탁에 따라 예금한 조합의 명의를 이용 조합원 71명에게 총 14억7,100만원의 피해를 입혀 감옥 신세를 지게 된 것. 당시 이 사건은 김씨가 무단 결근한 후에야 의심하는 등 자금 및 직원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사건도 금융기관 대부계 직원으로 임대차 사실 확인서를 위조하는 등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대출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농민 김부겸(55?염치읍)씨는 “농민이 대출을 하려면 갖가지 까다로운 이유를 대면서 차일피일 대출을 미루는 반면 대부계 직원이 이같은 소행을 한 것은 농민 전체 멸시와 대출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라며 “보다 정확한 원인과 진상을 밝혀 다시는 이같은 서민금고의 금융사고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G금융업계 원모(42) 관계자는 “본인도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이같은 일이 발생된 것은 대부계 직원들의 도덕불감증과 무사안일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전 금융업계가 직원 전체의 소양교육과 감시에 철저를 기해 미연에 이같은 일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U씨 형제는 정부에서 농민 부채탕감책으로 대출하는 이자가 일반대출금 이자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농민을 가장해 부당 대출받아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주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