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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키 161Cm 몸무게 198kg…“세 걸음 걷기도 힘들어요”

등록일 2018년07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오정숙씨는 161cm의 키에 체중이 200kg에 육박한다. 혼자 힘으로 세 걸음도 이동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몸으로는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세 걸음 걷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어요.”

걸음마를 처음 배울 때처럼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오정숙(59·아산시 인주면)씨. 그녀의 움직임은 첫 돌 지난 아기와 다를 바 없다. 겨우 세 걸음 옮기고 힘겹게 몸의 중심과 균형을 유지하며 거친 숨을 몰아 쉰다. 

161Cm의 키에 198kg의 체중이 나가는 여성의 몸. 상상만으로도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사업부도 그리고 ‘이혼’…사채업자 피해 ‘도피생활’
 
젊은 시절 오정숙씨는 직원 30여 명을 고용해 화장품과 피부관리샵을 운영하는 수완 좋은 뷰티 사업가였다. 22살에 결혼해 2명의 딸을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민 그녀는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행복한 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녀의 사업장이 점점 어려워졌다. 수입은 줄고 지출이 늘면서 부채가 점점 쌓이자 제도권 은행은 더 이상 그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벼랑 끝에 선 그녀는 사채를 빌려 쓰기 시작했다. 절박한 마음에 사채에 손을 댈 때는 금방 갚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잘못된 판단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렇게 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녀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들이 처음에는 좋은 말로 경고했다. 그러다 험한 말을 시작하더니 점차 협박 수위가 높아졌다. 심지어 신체위협까지 가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보니 그녀는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때 그녀는 사채업자들로부터 남편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이혼을 선택했다.
 
공포와 스트레스 떨치려고 ‘폭식’
 
이혼 후에도 그녀의 도피생활은 계속됐다. 그는 남편과 아이들을 떠난 후 음식점 주방 등에서 허드렛일을 도와주며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숨어 지내면서도 그녀는 매일 계속되는 공포와 스트레스를 떨치기 위해 밤낮없이 폭식을 했다. 도피생활을 하는 동안 그녀는 너무 무서워서 건물 밖에는 나가지도 못했다. 그렇게 주방과 골방에서 생활하며 오랜 기간 폭식이 이어졌다. 그 결과 그녀는 스스로 무너진 자신의 몸을 발견했다.

어느 날 거울 앞에선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스스로도 몰라볼 정도로 몸이 비대해진 것이다. 더욱 끔찍한 것은 손이 뒤로 돌아가지 않아 용변 후 스스로 뒤처리조차 어려워졌다. 이때 그녀는 161Cm의 키에 198kg까지 체중이 늘었다.

가정용 신체저울로는 ‘측정불가’의 몸이 됐다. 이제 이 몸으로는 세상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말 그대로 골방 속에 갇힌 삶이 되어버린 것이다.

설상가상 큰 사고까지 터졌다. 어느 날 자신이 일하던 음식점에서 술 취한 손님이 여종업원에게 시비를 걸었다. 심지어 취객은 여종업원에게 폭행까지 가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주방에서 일하던 그녀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취객을 말렸다. 그러자 건장한 남성 취객은 그녀를 밀쳐 넘어뜨렸다. 그 자체가 대형 사고였다. 

넘어진 그녀는 일어나지 못한 채 정신을 잃었다. 종업원의 신고로 119 구급차량이 도착했으나 비대한 그녀를 2명의 구급대원으로서는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다른 손님에게 도움을 청해 건장한 남성 4명이 겨우 오정숙씨를 구급대로 옮겨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큰 배를 가진 여인’
 
여름이면 땀이 배출되지 않아 습진과 피부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따라서 지방제거 수술이 시급하지만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무거운 몸을 억지로 지탱하며 살고 있다.
 
골방에 갇혀 지내던 오정숙씨는 2012년 SBS방송사의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에 ‘큰 배를 가진 여인’ 이라는 제목으로 출연했다.

방송출연 대가로 방송국에서 알선해 준 서울대학병원에서 신체를 정밀진단 한 후 ‘위 절제수술’에 이어 ‘지방제거수술’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상 미용수술로 분류돼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본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너무 커 수술을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3개월간 전문 트레이너의 관리를 받아 158kg 까지 감량했다. 그러나 이후 계속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요요현상에 의해 체중이 관리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갔다.

2016년에는 불교TV에 출연해 모아진 후원금으로 위 절제수술을 받아 어느정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었다. 그러나 꾸준한 관리와 운동·식단조절을 병행해야 하지만 오정숙씨는 음식량 조절로만 체중을 감량해 몸에 근육이 없는 상태로 살 처짐 현상만 심화되고 있다. 또 그녀는 과거 과체중으로 인해 당뇨병이 생겨 인슐린 주사를 처방받아 집에서 스스로 맞아왔다. 
 
겹친 살 짓물러 습진 피부병 심각
 
오정숙씨는 심한 살 처짐 현상으로 순천향대병원에 방문한 결과 신속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살 제거수술은 미용으로 분류돼 건강보험료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상자가 모든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술비용만 1600만원에 이른다. 대학재단을 비롯한 각종 지원기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그녀는 살이 불균형하게 빠지면서 근육도 같이 빠져 뼈와 관절에 이상이 발생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까지 받아야 한다. 이제 태풍과 장마전선이 지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여름이면 겹쳐진 살들 사이에 땀이 배출되지 않아 습진과 피부병이 그녀를 괴롭힌다. 

특히 뱃살 사이사이에 수건과 면을 넣어 땀 배출을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이로 인해 그녀는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그녀는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미용실 이용, 병원이동, 식당동행 등 차량운행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주변에 의지한 삶을 살아야 할지, 또 비대해진 신체에 합병증으로 따라온 당뇨병, 피부염, 어깨통증, 류마티즈 관절염, 우울증 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제2의 삶은, 봉사하며 살고파”
 
오정숙씨를 지원하고 있는 아산종합사회복지관 김민규 사례관리사는 “오정숙씨의 신체적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정신적 문제, 이동문제 등도 순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의료비 지원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해 봤지만 1600만원이라는 의료비를 해결하기에는 공적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막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정숙씨는 “지금까지 너무 어둠 속에만 갇혀서 살아왔다”며 “신체가 정상적으로 회복된다면 앞으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 어디든 달려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제2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근로능력이 전혀 없다. 월 53만원의 기초생활 지원금으로 대출이자 13만원, 관리비와 각종 공과금 10만원, 통신요금 등 고정 지출을 하고 남은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충남시사><교차로>는 삶이 벼랑 끝에 내몰린 어려운 이웃을 발굴해 지원하고 응원하는 ‘희망나눔 1004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1인1구좌(1004원) 기부운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후원문의:041-555-5555)<편집자주>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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