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은 위험한 상황에서 스스로 꼬리를 자르고 도망간다. ‘꼬리재생’이 가능하다 보니 가능한 생존능력이다. 천안 쌍용동에서 백석동으로 이어지는 봉서산도 도마뱀과 닮아있다. 스스로 자른 건 아니지만, 도로개설로 인해 일부가 잘려나갔다.
천안시는 이곳을 ‘구름다리’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총비용은 19억9800만원. 산림청 국비 5억원과 도비 1억원을 받으면 천안시 예산은 14억 정도가 들어갈 예정이다. 구름다리의 길이는 54m. 폭 2.5m로 올해 11월 초까지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산행? ‘그보단 명품경관 기대’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사유지 매입과 함께 한국전력공사 천안지사가 전신주 지중화 작업을 마무리하면 이후 각종 인·허가와 행정절차를 완료한 뒤 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고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20억원이 드는 구름다리는 왜 놓는 걸까. 원형육교는 육교기능 외에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위한 사업이기도 했다. 그 맞은편 54m의 구름다리는 또하나의 도시경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천안시는 경관의 목적보다 ‘등산객’에 맞춰놓고 있다. 봉서산 등산로가 백석로 도로확충으로 단절되면서 그간 등산객들이 무단횡단 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았다고 했다. 실제는 꼬리부분의 등산 활용도는 그리 높지 않다. 양쪽 인도가 잘 돼있으며 주변에서 짧은 거리만 안전하게 걷는다면 봉서산에 오르는 입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양편에 잘돼있는 보도와 신호등을 무시하고 무단횡단하는 이유는 그리 건전하지 않다. 한 시민은 “어차피 걷고자 산행하는 사람이 가까이 건널목을 무시하고 무단횡단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는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위해 구름다리를 놓기보단 경관이나 봉서산 자락 끝까지 이어지는 산행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고민하는 것이 옳다”고도 했다.
여하튼 천안시는 “구름다리는 해당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는 점을 밝히며 “안전한 산행, 도심 등산로 확충, 경관개선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재풍 공원관리과장은 “봉서산은 도심 속 허파 같은 역할로, 구름다리를 통해 시민들의 안전 등 편익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