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사태에 곤혹스런 박수현(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예비후보가 13일 “(민주당)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윤호중 위원장이 제안한 국민배심원단 후보자격검증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배심원단 검증에 출석해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공정하게 국민배심원단을 구성해 합리적 절차에 따라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3일 불출마를 종용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박 예비후보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다만 14일 소명기회를 주겠다고는 했다. ‘박수현 사태’가 오래 끌어서 민주당에 도움될 일이 없다는 판단이다.
박수현 “아픈 나날, 새롭게 시작하겠다”
“치졸한 정치공작으로 (마음이)아프지만 공정한 경선으로 심판받고 싶다.”
지난 6일 안희정 사태에 그의 친구이자 대변인도 했던 책임을 들어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도민께 어떻게 사죄드릴지 방법이 섰을 때 말씀 올리겠다”고 했던 박수현 예비후보가 일주일만에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천안 불당동에 위치한 선거캠프는 안희정 지사와 함께 찍은 현수막을 제거했던 외벽에 새로운 현수막을 내걸었다.
왼쪽엔 문재인 대통령, 오른쪽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다정한 포즈를 취한 사진이 내걸렸던 현수막은 14일 본인사진을 크게 거는 것으로 새롭게 디자인돼 내걸렸다.
그는 “친구에 대한 실망감, 치졸한 정치공작으로 인한 상처, 지난 사랑과 동지에 대한 배신감, 진상규명 없는 민주당 지도부의 사퇴 촉구로 많이 힘들었다”며 “지지자들의 격려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고, 민주적 선거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원들도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조작된 것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투운동과 개인사를 가공한 흑색선전은 분명히 다르다”며 네거티브 공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자숙하는 기간에 지역의 각계 원로와 대표들을 찾아 ‘길’을 여쭤봤다는 박 예비후보는 “책임과 진정성을 갖고 충남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격려를 들었으며, 도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더 깊게 고민하라는 질책과 고언을 들었다”고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은 13일 박수현 후보가 불륜설을 폭로한 민주당원에 대해 회유를 시도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이혼사유를 불륜이 아닌 생활고라고 민주당에 거짓말을 해달라고 회유하는 것도 모자라 보상까지 암시했다고 한다. 박 후보는 SNS에 화해하자며 다가온 민주당원이 파놓은 함정에 뒷통수를 맞았다고 씁쓸해 하는데 막장드라마가 따로없다”고 비판했다.
12일 도청 기자회견에서 ‘말도 안되는 네거티브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고 말한 부분에는 “앞에서는 정치공작의 희생양인 양 부르짖고 뒤로는 추잡한 밀거래로 본인의 거짓과 위선을 감추려고 갖은 술수와 모략을 부린 것이다. 충남도지사 자리가 그리도 탐이 나는가. 즉각 후보직에서 물러나라”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