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받은 재산에 원상회복 의무를 부여하는 ‘불효자 먹튀방지법’이 발의됐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고도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부모를 상대로 폐륜범죄를 저지를 경우에 해당한다.
박완주(더불어민주당·천안을) 의원은 12일 이같은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민법 제556조는 수증자가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증여자에 대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증여자가 그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증여 해제의 경우 그 증여물 반환시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망은행위를 하는 수증자의 증여상태 유지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재산 증여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자녀의 망은행위를 제한할 수 있음은 물론, 구체적인 반환범위는 독일 민법과 같이 민법 제747조부터 제749조까지의 부당이득 반환 법리를 준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민법 제747조부터 제749까지의 부당이득 반환의 법리는 ▷수익자가 그 받은 목적물을 반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반환 ▷선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책임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 ▷수익자가 이익을 받은 후 법률상 원인없음을 안 때에는 그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익반환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는 내용이다.
박완주 의원은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의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불효자 방지법에 대한 논의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도 버림받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들을 더이상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퇴색되어가는 효(孝)의 개념을 다시한번 상시시키는 것은 물론, 가족공동체 복원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