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은 도심에서 산과 접하기가 좋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태조산’과 ‘봉서산’이다. 태조산이 도심에서 외곽쪽을 걸치고 있다면, 봉서산은 도심 한가운데 있어 동서남북 모든 곳에서 산을 오른다.
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편의시설을 요구하는 민원도 많다. 운동기구도 설치했고, 야자매트도 깔고 배드민턴장도 마련했으며, 밤에도 산행을 할 수 있도록 조명시설도 갖췄다.
지난해 6월에만 해도 봉서산 등산로(백석요양병원 뒤편)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야자매트와 목계단 등을 설치했다. 등산로의 경사지에 목계단을 만들고 평의자를 설치했으며 노후된 의자를 교체했다. 또 등산환경 개선을 위해 친환경적인 야자매트를 설치하고, 즐거운 산행길이 되도록 운동시설 5개 추가설치와 등산로 주변의 고사목 등을 제거했다.
특색있는 테마 ‘아이디어좀 주세요’
시는 올해에도 봉서산에 ‘생태공원’을 조성한다. 장소는 백석동 봉서산 약수터 주변 9813㎡로, 1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시는 올해 상반기에 사유지 토지매수를 협의하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하반기에 생태공원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시 산림녹지과 나시환 공원조성팀장은 “주요시설로는 약수터, 파고라, 운동기구 등이 설치될 것”이라며 “하지만 결정된 건 아니고, 용역과 의견수렴 등을 통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겠다”고 전했다.
봉서산에 설치된 운동기구.
참고로 ‘운동기구’는 한때 유행을 타면서 도시 곳곳에 설치돼 있다. 하천변이나 아파트단지, 등산로변, 공원 등등. 봉서산만 해도 등산로 곳곳에 설치돼 있지만 생각보다 이용률은 높지 않다. 게다가 허리돌리기나 온몸비틀기 같은 건 누구나 쉽게 이용하지만 윗몸일으키기 같은 것들은 찾는 이가 적다.
산행은 ‘숲속을 걷는 것’ 자체로 정신적 피로를 풀고, 찌뿌둥한 몸을 개운하게 해준다. 굳이 운동기구에 의존할 거라면 등산로를 이용하다 한두군데 설치된 곳에서 잠시 몸을 풀어주면 된다. 웬만한 아파트단지나 공원에 대부분 설치돼 있는 운동기구가 봉서산 곳곳에 ‘넘치도록’ 설치되는 것은 낭비로 볼 수 있다. 15억원이나 들이는 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계획했다면 ‘그곳만의 테마’가 있는 공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석동 주민자치위원회나 인근 주민들의 관심과 열정이 더 나은 생태공원으로 조성되도록 이끌 수 있다.
참고로 2010년에는 4억원을 들여 봉서산 내 1만8546㎡에 자연생태학습장을 마련했다. 2008년 산림청과 협의하고, ‘국민의 숲’ 지정절차를 거쳐 산딸나무 등 교목 60주, 매자나무 등 관목 4250주, 수호초 등 초화류 1만9000본을 심었고 야외학습장 298㎡, 쉼터 78㎡, 나무데크와 계단 352m 등을 새롭게 설치한 바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