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가장 많이 들은 말 가운데 하나가 ‘구본영 시장이 대세인데 이길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제가 제시하는 비전과 공약을 보고 현명하게 판단해주리라 믿는다.”
전종한 의장은 자신이 ‘민주당의 적통’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자유선진당으로 옮겼다가 다시 민주당으로 옮긴 구본영 시장은 적통이 아니라고 했다.
전종한 천안시의회 의장이 1월31일 천안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시장선거에 출마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은 구본영 현직시장, 김영수 시의원. 전 의장은 이들과 더불어민주당 경선과정을 거쳐 공천을 받아야 한다.
전 의장은 특이하게 기자회견 장소를 ‘독립기념관’으로 잡았다. ‘중앙으로부터 독립’, ‘구시대로부터의 독립’, 적폐로부터 독립’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보이기 위해 장소를 정했다고 했다.
시골동물병원 수의사 출신인 전 의장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좋아서 시작한 정치활동이 3선시의원까지 오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자신이 시장이 돼야 할 이유로는 ‘새로운 자치분권시대를 맞았기 때문’임을 내세웠다. 지방자치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순발력을 갖춘 젊은 일꾼,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준비된 지역일꾼’이 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경쟁상대인 현직 시장에 대해서는 “시정성과를 홍보하면서 산하공무원을 강제동원하고, 체육회 채용비리로 구설수에 오르고, 시민과 소통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현 구본영 시장이 민주당의 꿈을 실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람중심' 시정 펼치겠다
그는 “민주당다운 천안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민주당다움이라며 무늬만 민주당인 시장, 시의회의 모습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천안시민이 민주당 시장을 선택한 것은 민주당다운 시정과 정책들을 기대한 것인데, “지난 4년간 민주당다움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유권자는 혼란스러워 하고, 민주당원들은 절망하고 분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천안시정의 초점을 ‘성장중심투자’에서 ‘사람중심투자’로 바꾸겠다고 했다.
시민이 주인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귀찮은 민원인이나 행정의 대상으로만 취급받는 상황을 볼 때 가장 속이 상했다는 그. 특히 평생을 친일문학론 집필에 바쳤던 고 임종국 선생의 흉상건립과정에서 천안시가 보여준 태도는 정말 민주당 천안시장이 맞는지 의심케 만들었다고 했다.
전 의장이 보는 구본영 시장 임기 4년은 외연성장에 치중해왔다. “정치인들은 큰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나 철도가 깔리면 대단한 성과인 양 선전하고, 대규모 개발을 명목으로 중앙정부 예산을 끌어오면 엄청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한 것처럼 자랑했다”고 했다. 그 결과 천안에는 수많은 건물이 빼곡히 들어섰고, 거미줄같은 교통망이 깔렸다. 그런데 도시규모가 커진 만큼 시민의 삶도 나아졌을까? 전 의장은 부정한다.
전 의장은 “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만 하더라도 관 주도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개발하는 낡은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수백억을 투자했지만 제대로 활용도 못하는 천안야구장 꼴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이제 규모나 겉모습에 투자할 때는 지났다. 개발은 외양만 화려할 뿐 예산낭비에 가깝다.
주민참여예산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작은 도로공사를 검토할 때도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여건을 조사하고 삶을 나아지게 하는 방향을 고민했다. ‘고독사 예방책’이나 ‘아버지학교’처럼 행정이 놓치고 있던 꼭 필요한 문제를 정책으로 풀어내려 했다. 마을축제나 둠벙만들기처럼 작지만 삶과 환경을 바꾸는 대안들을 제시했다.
전 의장은 성장중심에서 사람중심의 세가지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시민친화행정’을 위해 7층 ‘시장실’을 1층으로 옮기고 심각한 갈등현장이 발생하면 시장이 직접 찾아가 주민의견을 청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문화와 예술에도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낡은 방식의 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은 재검토하고, 대신 생활 속 작은 공원들을 명품화하겠다고 했다. 점점 진부해져가는 천안흥타령춤축제에 ‘총감독제’를 도입하고 관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대원칙 속에 민간중심의 시민축제로 만들겠다고 했다. 더불어 ‘동네축제’가 천안 곳곳에서 펼쳐지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천안역사 살리기’로 시민의 역사적 자부심도 키운다는 구상이다. 호국정신을 기리는 사업도 적극 펼치고, 역사문화 연구사업과 발굴·기념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