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는 10일과 11일 함박눈이 내렸다. 눈 온 뒤에는 날이 포근해진다 해서 ‘거지가 빨래를 한다’는 속담도 있건만, 오히려 영하 15도까지 한파가 몰아쳤다. 눈이 오면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도로제설차량들과 아파트경비원들이다. 가게를 가진 상인들도 장사를 위해 나선다.
‘빙판길’과 ‘쌓인 눈’이 걱정이 되자, 지방자치단체들은 눈 치우기를 의무로 삼는 조례를 제정해놓기도 했다. 자연재해대책법에는 건축물 관리책임자가 주변도로, 이면도로, 보행자 전용도로에 대한 제설·제빙작업을 해야 한다고 적시해 놨다. 천안시도 이같은 조례를 두고 주간에 내리는 눈은 눈이 그친 이후 3시간 이내 처리하고 야간에 내린 눈은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1일 적설량이 10㎝ 이상이면 12시간 이내에 조치하도록 규정했다. 제설작업은 안전한 통행길을 확보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 시기를 놓치면 제설작업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건축물 관리자는 보도·이면도로 및 보행자 전용도로의 제설·제빙에 필요한 제설 작업도구를 당해 건축물 내에 비치해야 하며, 제설작업 책임구간 내에서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은 건축물 관리자에게 있도록 정하고 있다.
천안시 “성숙한 시민의식 기대합니다”
천안시는 올겨울 연이은 강설로 제설작업에 바쁘다.
천안지역에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많은 눈이 내렸다. 적설량 9.5cm를 기록하고 대설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눈길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시민들의 보행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설작업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시는 대응체계를 구축해 29대의 차량과 굴착기 4대, 살포기와 제설기 39대를 총동원해 제설 취약구간과 주요 간선도로에 신속한 제설작업을 펼쳤다. 또 충청남도 종합건설사업소가 관리하는 지방도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고 염화칼슘 등 제설자제를 지원했고, 인접 시·군 경계와 국도·지방도 도로관리 기관과 협조체계를 통해 효율적인 제설작업을 진행했다. 인도나 이면도로 등은 각 읍면동의 자체 제설계획에 따라 새벽부터 도로에 나와 눈치우기에 나섰다.
이같은 노력으로 주요 도로의 제설작업은 원활했지만 모든 골목길까지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는 못했다. 불당동 한 이면도로 비탈길에서는 10일 흔히 볼 수 없는 풍경도 나타났다. 비탈길을 올라가는 차량이 결빙으로 더이상 전진하지 못하자, 뒤따르던 차량들도 제자리에 서게 됐다. 결국 운전자들이 내려 맨 앞차를 밀고, 차례대로 뒷 차를 밀어올리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천안시 제설관계자는 “바로 치우지 않아 얼어붙은 눈은 제설도구나 염화칼슘 등 제설제로도 쉽게 제거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염화칼슘도 결빙 후에 10배 더 필요하다는 점을 알렸다.
이런 이유로 시는 ‘내집앞 내점포 눈치우기’ 운동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이용길 건설도로과장은 “시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 ‘내집앞 내점포 눈치우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했다. 지난해를 떠올리면 봄이 오기까지 앞으로도 최소 너댓번의 폭설이 예상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