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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포도야 어디가니

박용하(52·천안포도수출단지 대표)/ 농민주도로 시작된 포도수출… 2018년엔 200톤 목표

등록일 2017년11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포도가 ‘지역’을 넘고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간다. 더 이상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다. 첫 수출은 2015년. 31톤의 포도가 배를 타고 중국과 호주로 향했다. 2016년에는 68톤이 나갔으며,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했다.

사람이 외국을 나가려면 ‘절차’라는 것이 있다. 어떤 때는 꽤나 복잡하고 까다롭다. 농산물은 더욱 심하다. 자칫 병균이나 해충까지 옮겨져 극심한 피해를 주기도 하니까 말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그렇고, 최근 붉은개미가 그렇다. 황소개구리나 베스(물고기)도 토종생태계를 파괴한다 해서 골칫거리였다. ‘농산물’이 검역과정 등을 거쳐 해외로 나가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그 한가운데엔 박용하씨가 있었다.
 

아내와 다정한 사진 한 컷~

“고민을 거듭했어요. 포도를 해외로 파는 수밖에 답이 없더라구요. 내수시장이 서로 어려웠어요. 수출하면 좀 더 돈을 받을 수 있었죠. 중국에 수출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실이 어려울수록 박씨는 ‘한번 해보자’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포도농가들을 만나 이같은 뜻을 전했다. 해낼 수 있음을 계속 주입하면서 뜻이 맞는 농가 13명을 모을 수 있었다. 그리곤 수출사업을 해본 지인에게 무조건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겨우겨우 과정을 밟아나갔으나, 중국측으로부터 ‘품질은 좋은데 선과장(작업장)이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선과장은 위생적인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포도작업장을 말한다.

“농림부를 찾아가 선과장을 지어달라 했더니 ‘실적’을 가져오라 하더군요. 그 실적이란 것의 조건이 대단하더군요. 그딴 실적이 있으면 그네들을 왜 찾아가 하소연하겠습니까. 선과장만 있으면 얼마든 수출이 가능한데 한숨이 푹푹 나오더군요.”

박씨는 답답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포도를 수출하면 수출농가만 좋은 게 아니다. 그만큼 포도가 빠져나감으로써 내수시장이 활력을 띠게 된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데, 이를 막는 것이 선과장인 셈이다. 농사일에 바쁜 틈틈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길 한참. 천안시장과 충남도지사에게도 건의하며 ‘선과장’을 입에 달고 살았다. “도지사가 천안을 방문한 것이 기회다 싶어 봉서홀에서 계속 손을 들었죠. 세 번짼가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어요. 무조건 ‘유통센터좀 지어주십시오’ 했어요.” 그의 열의에 관심을 보인 지역도의원도 가세했다. 결국 보조금 80%, 자부담 20%(1억1640만원)로 천안포도수출유통센터(사업비 5억8200만원)가 지어질 수 있었다. 센터는 저온저장고, 예냉실, 선별장, 선별기 등의 시설을 갖췄다.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천안포도유통센터)의 덩치를 키웠다. 자부담에 대한 부담도 있어 ‘십시일반’ 조합원수를 늘렸지만, 또한 포도 수출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입장뿐만 아니라 성거, 직산쪽 포도농가들을 만나 함께 하자고 했죠. 관내 포도농가는 600여 농가로 43농가가 조합원으로 들어왔고, 이들의 생산량은 전체의 10%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주도적인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첫해인 2015년 31톤을 수출한 이들은 2016년에 68톤으로 늘렸다. 대부분이 중국으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1000톤’까지 수입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급량이 어림도 없었다. 천천히 늘리자며, 2017년 ‘목표 100톤’으로 잡고 중국이 원하는 포도상품을 맞춤생산했다.

그런데 올해 수출량은 15톤에 그쳤다. 이유는 캐나다를 새로 뚫었지만, 대중국 수출이 ‘0’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포장박스부터 모든 재배방식을 중국에 맞췄는데, 정작 수확기에 접어들어 중국정부가 ‘사드문제’로 보이콧 한 겁니다. 우리쪽 피해는 상당한 수준이에요. 그렇다고 그들이 보상해줄리 만무하죠. 급하게 내수시장으로 돌렸지만, 폭우 등 여러부분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니, 한마디로 망한 것이죠.”

그래도 박용하씨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사드문제가 풀리고 있으니, 내년에는 ‘200톤’ 목표로 중국수출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박씨는 2016년 ‘제24회 충청남도 농어촌발전상’을 수상한 바 있다. 농가가 자생적으로, 또한 주도적으로 나서 (대중국)수출이 추진된 사례는 전무하다. 그런 만큼 이들의 사례가 전국적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 전문유통센터 건립, 지중냉온풍장치 개발보급, 국내유통망 확대와 가격안정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은 것이다.

“농업기술센터 박상돈 과장님이나, 농정과 박재용 유통팀장님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신 분들이에요. 그런 분들의 노력까지 더해져 내년은 우리 포도농가에도 장밋빛 수출이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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