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지방재정문제 해결없이 못하고는 지방분권은 헛구호다.” 지방자치의 걸림돌 중 가장 큰 하나가 재정자립이다. 모든 것이 지방교부세 등 일부세금을 제외하고는 모든 세금이 정부로 이관돼 다시 지방으로 배분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 지방재정자립도라고 하는 것은 각 자치단체별로 나온 세금에 정부에서 지원된 자금을 뺀 나머지를 자립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계산이 자치단체의 실질적인 자립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산과세가 지방에 제대로 이양돼야 한다는 것이 예산분석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충청남도를 중심으로 지방의 자치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지방분권방안이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목) 충남도청에서 「지방자치제도 정착을 위한 지방재정제도 개혁포럼」이 열렸다. 구정모 강원대 교수는 지방재정의 핵심인 지방세 구조는 재산과세를 중심으로 이뤄져 탄력성이 낮아 자치단체의 재정확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세원이 도시권에 편중돼 오히려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시켜 자치단체간 재정불균형을 완화하는 재정조정제도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조정제도의 핵심인 보조금 제도 역시 “용도가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지정돼 집행에 어려움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액수가 소액인 데다가 이를 받은 자치단체는 보고서 작성, 감사수감 등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양여금제도 또한 지방재정확충과 지역간 균형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대상사업의 선정이 행정편의 위주 또는 정치적으로 결정됨에 따라 당초의 도입 취지가 크게 퇴색돼 사실상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조금을 자치단체의 사정에 따라 상호 융통해 쓸 수 있는 ‘포괄보조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포괄보조금제’는 대상사업을 3~4개의 사업블럭 지정할 뿐, 단위사업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자금의 사용용도에 대해 포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지역경제활성화와 지방사회간접자본 조성을 위한 효율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해 그 동안 학계 등에서 도입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김용교 충남도 정책기획관은 “자치단체가 사용에 제한이 없는 지방교부세율을 대폭 인상하는 방법은 지방재정 제도개선에 따른 논란의 소모전을 차단하고 현실 여건에 맞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이를 시행한다면 아산시의 경우 1년에 교부세로 받는 금액이 637억원 정도로 현재 교부세율 15%를 30%로 인상한다면 127억원이 더 증가되는 것이다. 이는 아산의 2003년도 일반회계 중 자체수입이나 다름없는 자주 재원의 규모가 그 만큼 커져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구조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되는 금액이다.

주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