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부터 봉사활동…20여명 신생아 이름 지어줘
“세상에 태어났으면 좋은 일 하나는 하고 가야지.”
엷은 웃음을 띄우며 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무료 작명봉사에 겸손함을 보이는 김응래 할아버지.
거실 양지의 탁자 위에는 여러 서적들과 자료들로 가득하다.
이들 자료들은 그 옆으로 뉘여진 칼라박스에도 차곡차곡 채워있어 지식에 목이 타 있는 것이 엿보인다.
김 할아버지가 현재 하는 일은 시 민원과의 ‘신생아 이름 지어주기’ 사업에 작명인의 한 사람으로 참여, 작명 봉사하고 있는 것.
다른 6명은 모두 철학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반해 김 할아버지는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처음 시에서는 나의 자격요건을 묻더군요. 그래서 두 개 대학에서 성명학을 비롯해 역학, 풍수지리 등에 몇 백시간 이수한 수료증을 보여줬어요. 그랬더니 그 정도면 자격은 충분하다고 하더군요.”
김 할아버지는 이 사업이 시작되던 지난해 5월, 시에서 발행하는 새천안 새소식지의 참여 희망자 모집을 접하고 봉사 마음을 갖게 됐다.
“인명용 한자가 따로 있다는 걸 모르고, 뒤늦게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름은 그 사람의 일생을 따라다니며 길이 후대에까지 남는 만큼 이름짓기는 중요한 일 중 하나죠.”
김 할아버지는 작명 원칙으로 몇가지를 정했다.
“될 수 있으면 돌림자를 쓰라고 권합니다. 또 이름이란 것이 먼저 부르기 좋고 친근해야 하며 글자 뜻과 쓰기도 좋아야 합니다. 물론 작명에 중요한 음양오행 이치에도 부합해야죠.”
이같은 원칙으로 사업시행 이후 시로부터 20여건을 의뢰받아 신생아 이름을 지어줬다. 시에 현재까지 접수된 것이 60건 정도이고 보면 열심히 봉사했음을 알려준다. 천안시도 김 할아버지의 봉사노력을 인정해 지난해 말 표창을 수여했다.
“이 일을 하면서 아쉬움이 있다면 의뢰자와의 만남을 통해 그 아이에 맞는 좀 더 적합한 이름을 지어줬으면 하는데, 의뢰자가 만남에 부담갖는 등으로 간단한 서류상으로만 왕래하게 되는 것이죠.”
젊어서 교육계에 몸담은 후로 93년 관내 환서초등학교(백석동 소재)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김 할아버지는 2남3녀의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할머니와 단촐하게 삶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