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은 됩니다.”
박진서 안전방재과장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요청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시는 이를 위해 23일까지 집중호우 피해조사비상기간으로 정하고, 19일부터 현장에 직원을 투입했다. 시의회도 20일 긴급임시회를 열고 ‘천안특별재난지역 선포 촉구건의문’을 채택했다. 의회는 건의문을 통해 이번 홍수는 심각한 상황으로 열악한 지방자치단체 힘만으로는 신속한 복구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22일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천안시 수해현장을 방문했다.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고 수해복구 참여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걸음이다. 김 장관은 병천면 농경지와 유실된 도로, 하천 등을 둘러봤다. 좋은 기회였다. 구본영 시장은 “신속한 원상복구와 지원을 위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교부세 30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장관은 “천안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준을 초과한 상황에 대해 잘 보고받았다”며, “지정받을 수 있는 방법과 특별교부세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조속한 복구와 제2차 피해방지를 위해 영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천안시의원들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천안시는 재난지원금과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원하고 있다.
재난지원금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제60조·제61조)의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재난이 종료된 날부터 10일 이내에 피해상황을 입력하면 각 담당부서에서 확정해 상황에 따라 다른 금전적 지원이 이뤄진다. 규정에 따르면 주택전파·유실은 900만원, 반파 450만원, 침수 100만원이며, 주생계수단이 농업인 농가 중 총소유량의 50% 이상 피해를 입은 농민은 생계지원비 또는 고등학교 학자금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특별재난지역은 중앙사고대책본부장의 건의와 중앙안전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선포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긴급구조를 비롯한 일체 업무를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구호작업과 복구, 보상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한다. 천안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려면 피해금액이 105억원 이상이어야 하지만 현재까지의 피해액은 500억원을 넘기고 있다. 시는 국비를 추가로 지원받기 위한 피해조사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천안지역의 현재 피해규모는 병천면, 동면, 목천읍, 수신면, 북면 등에서 ▷4.8km 도로유실 ▷28.91km 하천제방 유실 ▷500가구 주택침수 ▷1429농가에서 1057ha 농경지가 피해를 입는 등 공공시설 피해액이 400억600만원, 주택·농경지 등 사유시설 133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민·관·군 합심해 수해복구
16일 천안지역은 평균 182.2mm, 병천면 최고 253mm, 시간당 74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는 지난 2002년 280mm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강우량이다.
시에 따르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액은 533억4600만원으로 ▷도로, 하천 등 공공시설 피해가 400억600만원 ▷주택, 농경지 등 사유시설의 피해가 133억4000만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조사가 완료되면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막대한 피해보상과 지원을 받기 위해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잠정 피해액이 이미 특별재난지역 기준인 105억원을 훌쩍 넘어 특별재난지역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장마가 주춤한 가운데 최고기온 32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무더위 속에서도 수해복구작업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복구작업 인력은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군인, 경찰,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 8000여명이 참여했으며, ▷도로 4.84km 중 2.80km ▷소교량 10개소 중 5개소 ▷하천 28.91km 중 8.67km ▷주택 500가구 중 481가구 ▷공장·상가 120동 110동 등이 복구 완료됐다.
시는 현지실사를 통해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경미한 피해지역은 중장비 투입으로 응급복구에 나섰다. 승천천, 녹동천, 병천천 등 지방하천과 소하천 제방유실, 670m 도로유실·파손, 관성소류지 5개소 저수지 제방유실, 주택 파손·침수 170세대, 35대차량 침수, 1429농가 1057ha 농작물 침수·유실·매몰 등.
폭우로 피해는 컸으나 대응 또한 빨랐다. 천안시는 모든 계층이 합심해 복구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오후 6시에는 병천면사무소 회의실에서 피해복구 인력지원 군·관회의를 개최했다. 침수됐던 청수지하차도는 당일 오후 1시 개통완료했고 원성2동, 청룡동, 신안동 등에서 침수됐던 주택과 상가도 복구가 진행됐으며, 유량동과 수신면 등에서 유실됐던 도로와 동면 수남리의 무너졌던 하천제방도 복구됐다.
18일부터 20일까지는 병천면1대대, 동면3대대, 병천시내2대대, 목천4대대, 특전사 등 군인 1070명과 의경 240명 등이 피해복구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또 공무원 500명 외에도 자원봉사자 90명, 장비 84대 등도 지속적으로 투입돼 침수된 주택과 유실된 도로, 농경지, 산사태 현장 등을 복구했다.
큰 피해규모 때문에 군대, 경찰,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약8000명의 인력과 451대 장비를 투입했다. 22일 현재 도로는 57.9%, 하천은 30%만 복구됐으며, 피해가 심각한 농경지는 1.2%만 복구가 이뤄져 현재까지 전체적으로 49.6%, 절반 정도 복구된 상황이다. 시는 신속한 조기복구를 위해 주말에도 모든 인력을 동원해 복구지원에 나섰다.
구본영 시장은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며 “수해 복구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피해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해를 입은 지역은 전염병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천안시에 농작물이나 폐사도구 등이 썩어 전염병이 발병할 수도 있다. 이에 서북구보건소 감염병대응센터는 주택과 농경지 침수지역을 방문해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집중방역을 펼치고 있다.
조만호 보건소장은 침수지역의 가옥, 공공시설 등의 방역소독을 강행 중이라며 “주택침수 등 피해가 있을시 서북보건소 감염병대응센터 방역팀(☎521-5019)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통시장도 폭우피해
지난 16일 천안시에 내린 폭우로 인해 산사태와 도로 침식으로 일부 에너지 공급시설이 파손되고 전통시장 상가도 침수돼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목천읍 교촌리 일원의 LPG 공급시설은 파손됐으며, 도로침식으로 도시가스배관이 노출돼 안전관리가 시급했다. 사고발생 즉시 가스안전공사와 공급사의 긴급차단과 안전점검을 통해 파손된 배관을 복구했다. 노출된 도시가스 배관도 당일 복구해 주민불안을 해소했으며 침수가구의 전기·가스 등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아울러 남산중앙시장 20개 상가, 천안역전시장 5개 상가가 침수돼 즉각적인 피해복구에 나섰지만 남산중앙시장 5개 상가 등 400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천안시자원봉사센터 소속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공무원들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자체 비상근무를 진행해 원성동 고추시장과 다가동에 수해를 입은 가구와 상가를 방문했다. 봉사자들은 못 쓰게 된 가재도구를 비닐봉투에 담아내고 흙탕물에 잠겼던 옷가지와 가재도구를 물세척하는 등 복구활동에 힘썼다.
이남동 지역경제과장은 “피해상가에 100만원씩 지급하는 재해구호기금과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피해상가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