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립.
천안박물관은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14일부터 8월15일까지 ‘모자, 품격의 완성’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박물관 활성화를 위해 2012년부터 진행하는 ‘K-Museums 지역순회전’ 사업의 하나다. 천안박물관은 2011년에도 국립민속박물관 ‘모자와 신발’ 특별전을 협업한 바 있다.
특별전에는 선조들의 의관정제 의미와 격식에 따라 사용한 정자관, 흑립, 초립, 지삿갓, 풍차, 추수 김제덕 초상화 등 모자 관련 유물 90여점을 선보인다.
모자를 통해 품격의 의미를 새기다
모자를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의관을 바르게 하는 일과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선조들. 그래서 모자에 당대의 가치관과 상징적 의미를 담고 때, 장소, 상황에 맞춰 각양각색의 모자를 착용했으며, 이를 정제의 완성으로 삼아 예를 다했다.
이번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 ‘바르게 하다’에서는 의관을 정제하는 일의 중요성과 모자의 관리 및 보관법,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모자를 소개한다. 2부 ‘격식을 갖추다’에서는 일상생활과 특별한 때에 격식에 맞춰 썼던 다양한 모자를 소개한다. 특히 개항기에 조선을 방문한 이방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분을 막론하고 각양각색의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에 놀라면서 조선을 ‘모자의 나라’, ‘모자의 발명국’으로 불렀다. 3부 ‘품격을 완성하다’에서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모자를 통해 품격 완성의 의미를 보여준다. 조선시대 유건, 비녀 등과 함께 집안에서 학창의를 입고 복건을 쓴 선비 모습과, 도포에 흑립을 쓴 선비의 나들이 모습도 연출했다.
‘K-museums 공동기획전’ 사업은 국립민속박물관과 지역박물관이 함께 진행해 상호 협업하며 우수한 지역문화를 발굴·소개함으로써 지역발전의 활로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천안박물관은 이번 ‘모자’를 주제로 한 품격있는 전시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역사와 자료를 소개하는 중심기관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