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월·일이 모두 홀수이면서 같은 숫자인 때를 좋은 날이라 생각해 왔다. 5월5일(음력) 단오날이 바로 그런 날이다. 유래를 보면 농경이 정착된 후부터 단오가 시작된다. 5월에 씨를 뿌리고 난 뒤 하늘에 제사지내던 풍습으로, 이때 사람들은 노래와 춤을 즐기고 술을 마시며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단오 놀이로는 창포에 머리감기, 그네뛰기, 씨름, 활쏘기 같은 민속놀이들이 있다. 경상북도 지방에서는 널뛰기·윷놀이·농악·화초놀이 등을 하였다.
날씨는 더워도 웃음소리 가득해
천안에서도 27일과 28일 삼거리공원에서 단오행사가 있었다. 30일(화)이 단오날이지만,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주말을 택한 것이다.
천안단오난장 추진위원회는 하루만 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이틀을 행사기간으로 잡았다. 형편이 나아져 그런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움츠러들다 보니 무대를 하나밖에 설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참가팀이 많다보니 이틀을 열게 된 것이다.
정한구씨의 맛깔스런 진행으로 하나뿐인 무대공연이 인기리에 진행됐다.
이틀을 열다 보니 참가팀도 엷어지고, 그에 따라 관람객도 줄었다. 매년 참가했던 단체 관계자는 “관람객이 반쪽이 됐다” 했고, 주최측 관계자는 “하루만 했으면 예년 같았을 거다”고 했다. 그래도 뭐 어떠랴. 삼거리공원은 행사와 상관없이 텐트나 돗자리를 펴고 앉아 ‘그들만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하나의 무대를 꾸미다 보니 관람객의 집중도가 생겼다. 무대에 집착(?)하는 관람객은 다른 곳이 없으니 아예 엉덩이를 찰싹 붙이고 앉아 공연에 집중했다. 10여개 넘는 부스(현수막)가 설치됐지만, 가장 인기있는 곳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예체험’이었다.
풍물이 주된 공연이었지만, 한쪽에서는 단오날에 맞춰 그네, 씨름을 비롯해 제기차기, 딱지치기 등의 민속놀이가 펼쳐졌다. 둘째날에는 간간이 부는 바람을 맞으며 연을 날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즘 들어 날씨가 덥다 싶었는데, 주말엔 조금 수그러든 듯, 다행스럽게 뙤약볕은 아니었다. 더구나 올해는 장미나무를 비롯해 나무농원에서도 참가했고, 닭강정 등 먹을거리 포장마차도 몇몇 들어와 행사 분위기를 돋궜다. 한 시낭송모임 회장은 내년에 자신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한편 동남구문화원이 주관해 오는 6월1일 오전 11시부터 병천 공영주차장에서 벌어지는 ‘제33회 단오축제’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