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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부서별 협업 안하나?’

비전문부서에서 사업전개… 비효율 및 갈등 야기, 예산낭비로까지

등록일 2017년03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요즘 사회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구성해 활용하는가에 있다. 더욱 복잡해지고 첨단화되가는 사회에서 관·관 또는 관·, ·민 간의 협업관계는 좋은 정책이나 각 사업들의 성공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천안시는 이같은 네트워크 필요성은 알면서도 구축에 대한 적극성은 결여된 상태다. ·민은 고사하고 내부 부서간의 협업조차도 상당부분 단절돼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신부동 도솔공원 내 ()가 있는 산책로사업만 봐도 알 수 있다. 도솔공원 조성을 주관한 도시계획과는 산책로에 20개의 시비(詩碑)를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하는데 1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이 사업은 도솔광장 사업을 추진한 건설사에서 맡았고, 건설사는 백석대를 통해 진행했다. 겉으로는 별 문제없이 보이지만, 지역문인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지역(문인)’이 배제된 사업이라는 것이다. 20개의 시비중 이육사, 유안진, 고은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한국 대표시인들의 시가 절반이며, 천안지역 문인 또한 3명이 들어갔지만 문제는 천안문협과는 별개로 추진된 사안이라는 점이다.

천안 관문에 처음으로 20개의 시비가 세워지는 상황에서 지역문인들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자괴감을 갖는 것은 공감가는 대목이다. 도시계획과는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나 관계자를 알지 못하는 상황. 그러다보니 어떤 구성으로 시비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나 지역적 정서를 담아내는 고민이 부실해져버린 것이다.

관계자는 일정이 시급하게 돌아가면서 미처 문화관광과와의 협업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대학쪽도 전문성을 가진 만큼 시를 선정해 담아내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줄로 알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성과 관련해선 지역문인과의 교감 없이 진행된 점이 뒤늦게 부족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화관광과 측에서도 그같은 사업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아쉬움을 묻어냈다. 길중섭 문화관광과 문화정책팀장은 향후 문화예술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는 부서들이 있을 경우 문화관광과와의 협업을 통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업무추진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는데 노력해가겠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얼마 전에도 비슷한 부서간 소통부재의 업무로 비효율성을 보인 바 있다. 처음 문화관광과에서 천안시민의 종을 제작하고 동남구청 옆에 자리를 정했지만, 구청건물이 재건축되면서 천안시민의 종을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를 도시재생과에서 처리하게 된 것이다. 도시재생과 입장에서는 천안시민의 종은 하나의 치워야 할 적치물인 셈.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추진하다 보니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도시재생과 측이나 문화관광과측이 협업에 대한 공감을 이뤘지만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상황이라 이전문제는 매끄럽지 않는 처리과정을 거치게 됐다. 천안시민의 종은 현재 천안삼거리공원쪽으로 옮겨가게 됐다. 사방에 널리 울려퍼지는 종이 높은 고지가 아닌 평지에 옮겨지게 되거나, 역사성 등을 기반으로 하는 장소물색에 좀 더 고민되지 못한 문제를 안게 됐다.

도시재생과의 주된 업무가 구도심의 재생업무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도심 개발이 문화예술이란 도구를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다. 당연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문화관광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지역경제과나 공원산림과 등도 문화예술적 프로그램들이 간간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부서들이 문화관광과의 협업체계를 제대로 갖춰 출발하지 않으면 각각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갈등과 부실함, 그로인한 예산낭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문화관광과에서 협업시스템을 장착하기 위한 고민을 해본다고 하니 두고볼 일이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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