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의 역사가 사라지는 건 그야말로 한순간이었다.
1932년 준공된 동남구청사 건물. 민자사업으로 추진한 동남구청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이었지만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 나서는 기업들이 없었다. 툭툭, 미끼를 건들기는 하지만 물지 않는 고기. 잡을 방법이 없었던 천안시는 숙제로 남겨 시장 후보나 국회의원 후보들이 때마다 공약처럼 내걸기도 했지만 여전히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19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이곳 동남구청사 부지. 천안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온 건물은, 그러나 공사가 시작되자 각종 장비가 투입되며 순식간에 폐허를 만들어버렸다. 이제 잿더미에서 다시 살아나는 불사조처럼, 사람들은 이곳이 천안의 새로운 랜드마크 건물로 우뚝 서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동남구청사 부지 철거전의 모습.
동남구청사 부지 철거 후의 모습.
천안시는 동남구청사부지(1만9816㎡) 도시재생사업의 ‘공공시설 1블록’에 대한 건축허가를 완료했다.
1블록에는 구청사, 어린이회관, 행복기숙사, 지식산업센터가 마련되며 2블록은 주상복합건물을 건축하는 것으로 총사업비는 약 2286억원에 이른다. 이곳 도시재생사업은 쇠퇴한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정부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역점사업이다. 또한 천안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현대건설 등 민·관협력으로 시행하는 국내 첫 사례이기도 하다.
동남구청사부지 도시재생사업 조감도.
이번 공공시설(1블럭)의 건축허가는 사업의 본격적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며,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원도심 활성화의 오랜 염원을 해소하는 출발점이다.
1블럭은 지하4층, 지상10층 규모로 오는 4월 첫 삽을 뜨며 2019년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사업이 순조롭다면 동남구청은 2019년 6월부터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충남도청 건축심의에 상정중인 주상복합시설(2블럭)은 3개동, 지하3층, 지상43층(고도 126m)규모로 4월 안에 국토교통부의 사업계획 승인을 거친 뒤 8월에 분양에 들어가 2020년 3월 준공할 예정이다. 특히 451세대가 생활할 주상복합시설은 전망이 우수한 원도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곽현신 도시재생과장은 “이번 공공시설 건축허가로 복합개발사업이 탄력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