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읍(읍장 장호영)에 대한 미안한 생각이 앞선다.”
구본영 시장은 10일 연두순방에서 이같은 말을 두 번이나 강조해 말했다. 하지만 사막화된 원도심이나 수돗물도 안나오고 이렇다 할 문화시설도 없는 동면, 북면 같은 지역 또한 주민 삶의 질을 위해 어떻게 힘써야 할지 고심이 많다고 했다.
지난해 건의사항은 모두 7건. 종합복지관 건립은 종합검토하겠다는 말로 장기추진사안임을 애둘러 표현했으며, 번영로~송남리 구간 우회도로 조기착공 건의는 2017년 공사를 착공해 2020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거읍에 대한 규제완화건도 자칫 난개발이 예상돼 여건을 고려, 장기추진 사안으로 면밀히 검토해가겠다고 답변했다. 송남리 보명사까지 가는 마을버스 신규노선 설치건에 대해서는 271번 버스가 보명사를 경유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남동 자치협력과장이 지난해 건의사항 처리·조치사항을 모두 보고하자, 구 시장은 바로 ‘주민과의 대화’에 나섰다.
유영길 성거읍노인회장은 건물이 노후화돼 비도 새고 비좁은 복지회관의 신축 또는 리모델링 사업을 주문했다. “가끔 40명이 임원회의를 하는데 몹시 비좁고, 당구장과 탁구장 외에도 바둑교실을 두려는데 공간이 없어 고충이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 구 시장은 서북구청장에게 “가보셔서 불편함이 없도록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이석복 전 주민자치위원장이 “주민자치센터도 4군데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정으로, 청사를 건립하면 복지회관 등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하자, “다른 방법으로 접근을 생각하고 있다. 아직까지 청사조차 없는 곳도 있는데, 계속 검토해가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송흥만 성거초 총동문회장은 다소 칼칼한 목소리로 “성거에 이렇다 할 체육시설이 없는데, 1만5000㎡의 시유지를 활용해 주민들이 운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구 시장은 “몇 년 전(성무용 시장때)부터 큰 것(사업)들이 많아 이를 추진해 오고 있다”는 말로 큰 사업추진에 대한 여력이 없음을 은근히 밝히며, “다른 방법들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성거읍은 폐기물소각장 문제로 오랫동안 주민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으며 지금도 진행중에 있다. 이를 잘 아는 구본영 시장은 질문없는 답변을 꺼내기도 했다. 구 시장은 “어느 지역을 가보니 10년 이상 혐오시설 문제로 마을사람들이 싸웠는데, 그로 인해 마을 전체가 다 어두워 있었다. 새 이장은 이런 지속적인 상태가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생각하고 혐오시설 대표와 협의해 마을을 위한 사업 등을 얻어낸 후 다시 평온해졌다고 하더라”며 “성거도 그런 면이 없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법으로 대처해가기 보단 지역이익에 맞게 처신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고 했다. 어떤 상황에선 투쟁보다는 실리를 통해 지역주민의 평온과 화합을 찾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다.
이밖에도 여러 질문들이 나왔으며, 구 시장이 김희영씨에게 마이크를 건네자 김희영 행복키움지원단장은 “몸 불편한 분들 운동하는 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돈 없다는 시에 다들 돈달라는 말만 하기 때문에 전 할 말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