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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영화 보고 싶으셨죠”

박진용(49·천안낭만극장 대표)

등록일 2017년01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40대 중반 넘은 여러분이 고전영화를 생각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외화로는 왕과 나’, ‘아라비아의 로렌스’, ‘무기여 잘있거라’, ‘미션등이 있겠고, 우리 영화로는 대원군이나 미워도 다시한번등이 있을 것이다.
 
7080 노래가 있듯 70년대에서 80년대를 거쳐온 사람이라면 흑백 텔레비전도 보기 흔치 않은 시절. 중소도시에서는 마을 단위로 한두대의 텔레비전이 있었고, 시내에 한두개의 극장이 있었을 뿐이다.

천안 원도심(동남보건소 맞은편·구 브로드웨이극장)에 지난해 1210천안낭만극장이 자리를 잡았다. 낭만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미.

곧 청년보다는 장년층들을 위한 추억의 영화가 주된 상영작품이 된다. 55세 이상 어르신들에겐 ‘2000에 볼 수 있다. 청년들? 그들에겐 7000원을, 학생들에겐 5000원을 받는다. 어르신을 위한 전용 실버극장인 셈이다.
 

천안 원도심(동남보건소 맞은편·구 브로드웨이극장)에 지난해 12월10일 ‘천안낭만극장’이 자리를 잡았다.


“1년쯤 준비했습니다. 전국에는 이런 류의 극장들이 있습니다. 청춘극장이라든가 추억을 파는 극장 등이죠.” 박진용(49) 대표는 동류의 낭만극장이 이미 9년동안 운영해온 서울을 비롯해 안산, 인천, 대구 4지역이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어르신을 위한 극장을 운영하게 된 것에 대해 수익성만 보지 않았다는 그.

사업 자체로는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4년 전쯤 아버지가 돌아가셨죠. 어르신들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어르신들을 만나는게 즐겁고 알아가는게 즐거워졌죠. 내가 다가가면 그분들은 좋아하십니다.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경험이 축적해 있겠어요. 들어주고 배우는 상생의 즐거움이 있지 않겠습니까.”

낭만극장이 어르신을 위한 문화라지만, 박 대표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린다.
 
어르신이 즐거우려면 청년들과 융화해야 된다는 것이다. 어르신이 어르신들의 영역에서, 청년이 청년의 영역에서만 활동한다면 단절로 인해 그 즐거움이 상쇄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박 대표는 조화를 꿈꾼다.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청년이 될 수 있길, 또한 청년에게 필요한 것이 어르신이 되길 소망한다. 아기에겐 엄마가, 밤거리엔 든든한 남자친구가 필요한 이유다.

낭만극장은 낮 시간에 운영됩니다. 마지막 상영이 4시에 시작됩니다. 저녁 이후의 시간은 소공연장을 비롯해 다채로운 공간으로 활용하려 합니다. 연극이나 음악회, 세미나, 발표회 등 다양한 문화를 소화하고 직접 또는 간접(대관) 방식으로 운영하려고요.”

박 대표는 유통업을 해온 사람답게 사람유통에 적극적이다. 원도심의 청년사업가들이나 주변 인프라(비채나 진흥원 등)에 관심을 갖고 계속적으로 교류하며 새로운 문화형성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 10일 낭만극장은 왕과 나를 상영하고 있었다. 극장은 어두웠지만 170석의 방청석에는 10명이 채 안됐다.

하루평균 15명에서 20명 정도 수준입니다. 날 풀리면 홍보하려고 생각해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80명 정도에게 문자서비스를 하고 해서 20분 정도가 단골이 되어 찾아오시고 있습니다.”

그는 타 지역의 운영사례를 들어 적어도 1~2년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다 친절하고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장소로 안정권에 접어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낭만극장을 운영하면서 그간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도 맛본다.
 
영화를 보고 나신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이야기들 해주시는데, 그게 너무 뿌듯한 거예요. 제가 어르신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 있구나 하니 기쁘죠. 천안에도, 특히 이곳 원도심에 남녀노소가 즐기는 문화·명소가 많이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한때 브로드웨이 극장으로, 이후 대학로예술극장으로 운영되던 현재의 낭만극장이 2017년 정유년에 어르신들을 위한 명소로 각광받길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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