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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연구가 좀 더 활발해지면 좋겠어요”

김준기 천안동남구문화원장… 일할 수 있는 예산·인력지원 기대

등록일 2017년01월0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의 관광명소 안내란 책자는 보기 쉽게 만들어졌다. 동남구문화원에서 만들었는데, 초등학생용으로는 이만한 책이 있을까 싶다. 실제사진에 만화그림을 덧입힌 칼라만화책으로, 천안명소를 알기 쉽게 이야기로 풀어놓고 있다. 무엇보다 비용 대비작품 완성도가 꽤 좋다.

12일 정유년 새해, 병천 순대골목에 위치한 천안동남구문화원을 찾았다. 김준기(84) 동남구문화원장이 작업하던 손길을 멈추고 맞이했다. 90을 바라보는 나이에 매일같이 사무실을 나와 업무를 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 책의 교정·교열까지 손수 다 본다며 눈도 침침한데 사람은 없고 할 일은 많다고 가벼운 푸념을 던진다.

최근 동남구문화원에서 자랑하는 책은 만화책으로 읽는 천안 위인전기 7이며, ‘관광명소 안내를 들 수 있다. “특히 관광명소 안내는 직원이 현장을 답사해 조사기록과 사진촬영을 한 것이며, 문화원의 마스코트인 미호와 아울이 안내해 소개하는 식으로 엮었다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은 전국 문화원과 천안 각급 기관과 학교 등에 배부했다.

천안문화원 업무의 일부라도 맡겨주길

서론이 끝나자, 김 원장은 의자를 바짝 당기어 앉았다. 그리고 가볍지만 진득하게 동남구문화원의 미래를 끄집어냈다.

동남구문화원이 현재 하는 일은 5월의 단오제, 8월의 병천 가전리 백전씨름대회, 사생대회, 문화지와 격년제의 천안향토연구지가 전부. 여기에 직원이래야 사무국장과 여직원 뿐이다.

천안문화원이 하던 많은 일들이 멈췄잖아요. 이제 그 일을 동남구와 서북구 문화원이 나눠서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어요. 그에 따른 직원과 예산을 시가 배정해준다면 천안의 문화·역사는 다시 활발해질 겁니다.”

그러고 보니 새삼 예전 기억이 새롭다. 천안문화원은 2004년 개원50주년을 맞았다. 그 즈음 전국 최우수문화원으로 연이어 상도 받으며 전국의 표본문화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너무 잘 나가서 질투가 생겼는가 싶다. 2006년도쯤 원장과 일부 직원간 갈등이 표출되면서 시작된 파행은 그간 속으로 곪은 부위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결국 4년간의 파행 끝에 2010년 시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천안문화원 건물을 환수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실질적인 천안문화원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전국이 보통 ‘1지역 1문화원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천안은 다행히 성환문화원과 아우내문화원이 소소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천안문화원이 하던 일들을 이들이 나눠 맡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이후 이들마저 내부파행을 겪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신뢰를 잃었다. 이후 정상화과정을 밟았다고는 하지만 시행정은 내키지 않았는지 예전 그대로의 비중에서 크게 나아가질 못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천안의 문화·역사가 표류해야만 할까. 성환문화원은 서북구문화원으로, 아우내문화원은 동남구문화원으로 각각 명칭도 바꾼 것은 천안을 관장해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시행정이 이들 문화원을 외면만 해서는 지역의 과거역사 또한 점차 흐릿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 문화관광과도 뾰족한 수가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디지털편찬사업이나 아카이브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런 한시적 운영이나 외주발주식은 한계가 있는 법. 김준기 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동남구·서북구 문화원을 정비해서라도 타지역의 문화원 못지 않은 천안의 역사연구가 체계적으로, 상시적으로 활발히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아요. 예전 천안문화원이 하던 일의 반이라도 다시 해나가야 하지 않겠어요. 천안문화원이 문닫은지 벌써 7년입니다. 이젠 우리(동남구·서북구) 문화원이 맡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가져주고 지원해야 합니다.”

정유년 새해, 김준기 원장은 뭔가 달라지길 희망하며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내심 기다리고 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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