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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갛게 익은 딸기, 한 입에 쏘옥

천안 병천 ‘3대가 딸기’농장의 매력… 싱싱하다, 유기농이다, 가격이 착하다

등록일 2016년12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깜짝 놀랐다. 딸기가 공중에 매달려 있는 광경이란!

“요즘은 이렇게도 재배하나요?”
 

딸기 재배자들에겐 늘상 보는 풍경이겠지만, 딸기밭을 처음 와본 사람이라면 놀랄 수밖에. 게다가 예전 서리라도 해본 경험자들의 눈에 딸기가 하늘에서 자라는 건 신기한 광경이다.

“고설재배라고 합니다. 하이베드라고도 하고요. 땅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수량도 많고 작업도 수월해요.”

행정에서 예산 대비 효율성을 찾듯이 농사도 같은 품을 들이되 질좋은 열매를 더 많이 수확하는 ‘효율’을 중시하고 있다.
 

천안에는 24농가가 딸기밭을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병천면 용두리 199번지에 자리잡은 ‘3대가 딸기’ 농장은 성공잠재력이 무척 높은 곳이다.

이름처럼 3대가 딸기밭을 운영하고 있지만, 억지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이제 7년째인 딸기재배에 3대를 이어온다?’ 의심했지만 그들의 설득에 ‘3대’가 맞긴 맞다고 인정하게 된다. 이어온다가 아니라 함께 한다는 점이고, 아들 유신이(8)는 상품박스 스티커 붙이는데 남다른 재주가 있단다.
 

바로 요 스티커. 개당 10원이면 노동력 착취(?)일까, 아니면 스티커 놀이에 오히려 돈을 내야 할까

“1개 붙이는데 10원씩 주고 있는데, 얼마나 잘 붙이는지요. 혜신(7)이와 은재(5)까지 붙이겠다고 하는 통에 몹시 부산스럽죠.” 그래서 3대가 맞다는 말이다.
 

조기형(64)·황옥현(62) 부부가 학교급식에 납품하기 위해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했다. 양배추, 대추, 방울토마토, 감자, 양파, 당근 등등.

“안해본 게 없어요”라며 분명하고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큰 식품회사 등에도 납품했다. 그러다 며느리 ‘오혜림(31)씨의 ‘야심’이 드러났다.

바로 소비자 직거래를 하면 어떨까 하는 야멸찬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남편은 아산에서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었다. 그를 농사로 끌어들이는데 1년이 걸렸다. 싫다 싫다 하는 것을 부득부득 설득했다. “우린 잘 할 수 있어. 시부모님도 연로하시잖아.”  결국 남편 조경환(36)씨가 뜻을 꺾었다.
 

그런데 막상 아들이 농사일로 돌아서자 부모는 근심이 서렸다. 농사일의 ‘농’자도 모르는 아들이 의욕은 어찌나 많은지, 사고투성이었기 때문이다. 경환씨는 해명한다.

“시행착오라는게 있지 않겠습니까. 이것 저것 시도하다 보니, 애초에 잘 알지도 못한 데다가 서투르기까지 하니 얼마나 답답하고 불안하겠습니까.”

급기야 사경재배를 연구하다 독하디 독한 질산이 얼굴에 묻어 큰일날 뻔 했다. 물론 이제 7~8년이 되다보니 부모는 “믿고 맡겨도 될 정도”란다.
3대가 딸기농장에는 아내 혜림씨의 ‘기획력’이 또다른 밑천이며 농장의 기대주다.

그녀는 기획통으로 행세한다. 딸기포장박스에 체험쿠폰도 10장 정도 집어넣는다. 쿠폰을 가진 사람은 농장에 찾아와 김치통 하나 가득 따가져갈 수 있는 행운을 얻는다. “지금껏 단 한명도 찾아오지 않은 분이 없을 정도로 인기죠.” 포장박스에 그림도 그리고, 때론 손편지도 쓴다. 소비자와 어찌나 소통을 잘 하는지 한두번 오셨던 분들은 꼭 단골이 된다.
 

그럼 진짜배기 ‘딸기’ 이야기를 해보자.

이들 가족이 재배하는 딸기면적은 5000㎡. 양육재배가 삼분지 이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토경재배다. 9월쯤 재배를 시작해 12월 초순 첫수확을 시작, 이듬해 6월까지 장장 7개월의 수확기를 거친다. 3대가에서 나오는 딸기의 양은 최대 30톤쯤. 1㎏들이 박스로 3만개까지 나온다. 물론 친환경 유기농 재배기법이다.

그 많은 양이 모두 ‘직거래’ 방식을 고집, 판매하고 있다. 젊은 부부는 “일부는 학교급식으로 나가고, 나머지는 아파트직거래를 비롯해 독립기념관에도 나가고, 병천 장날에도 나가 팝니다. 직거래 기회만 있다면 어디든 나서 팔고있죠.”

그러다 보니 보통 열성으로는 안된다. 재배하고 포장하기도 바쁜데, 직접 내다 팔아야 하니 일손이 배로 든다. 다행인 것은 로컬푸드 매장 등에 내놓으면 가장 먼저 팔린다는 것이다.
 

“우린 속박이가 없어요. 오히려 속에다 더 크고 좋은 딸기를 담죠. 우리 이름을 내걸고 파는 거잖습니까. 그리고 한번 드신 분이 만족해 계속 찾아주길 바라는데, 당연 신뢰를 드려야죠. 가급적 가격도 좋게 내놓고, 당도높은 품질에 힘써 ‘인기상품’으로 알아준답니다.”

이들에게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도로에서 쑥 들어간 곳에 자리잡고 있어 직판이나 체험농장 운영이 어렵다.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한 인터넷판매 또한 일손이 그만큼 축나는 일이라 당장 신경쓰기가 어렵다. 급할 건 없다. 차차 충분한 준비와 여건이 무르익었을 때 시작할 일이다. 그때까지는 좋은 품질의 딸기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적정가격에 최고의 상품가치를 인정받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더욱 희망을 품고 생활합니다. ‘3대가 농장’ 하면 누구나 믿고 찾아와주시는 그런 딸기농장이 되고자 하는 희망 말입니다.”

문의: 010-6429-3998(3대가 딸기 농장)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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