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정체기’라는 것을 겪게 된다. 어느 날 좋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계속 좋지 않은, 이른바 ‘머피의 법칙’이 발동된다. 반면 꽁꽁 묶인 실타래처럼 불행 속에 있어도 어느 순간 줄이 술술 풀리기도 있다. 묶이는 때와 풀리는 때를 알지 못하는 정체기를 푸는 한가지 해법은 ‘스스로의 노력’이다. <긍정은 긍정을 낳는다>거나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천안시의회 또한 전반기 시작부터 지금까지 ‘정체기’다. 5대·6대 의회가 썩 훌륭했다는 말은 아니지만, 지역사회는 그때에 비교해도 확실히 문제많은 의회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7월 7대 의회 후반기가 시작됐지만 전종한 신임천안시의장 또한 ‘전반기’의 정체기를 끊어내지 못했다. 의장선거의 후유증에 의원들의 지속적인 법적문제, 윤리특별법에 따른 의원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28일(월) 오전 10시 전 의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가지려 한 생각이 미뤄진 것이라지만, 이번 기자회견으로 시의회가 정체기를 벗어나는 계기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지난 26일 의장실에서 만난 정 의장은 차분한 상태였다.
▶의장업무를 수행하면서 각계분야 간담회를 자주 가지고 있는데.
-좋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웃음) 기본적으로 의장이 사람들을 많이 만나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현안문제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간의 의장과 다르다면, 그건 스타일이 다른 것 뿐이다.
▶전반기부터 의회가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털어냈으면 좋았을 텐데.
-알다시피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 의원들의 법적인 문제가 계속 터졌고, 발의에 따른 갈등도 생겼다. 의회의 추락을 지켜보며, 지역사회는 의회가 과연 (의회기능에 대한)해결능력이 있는가 의문시 할 것이다. 하지만 의원들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
▶무엇보다 법적문제가 심각하다. 22명의 의원중 이복자·조강석·황기승·유영오·노희준 의원에까지….
-선거때 후보들의 정보공개에 범죄사실을 기입하도록 한 것은 선출직 의원의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선출시 검증시스템의 한계로 개인 일탈행위가 벌어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천안시의회는 이후 부정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윤리특별법, 의정비 지급제한 등이 그것이며 의원연수시 윤리의식이나 사명의식에 대한 교육에도 신경쓰려 한다.
▶의원간 갈등을 빚은 윤리특별법은.
-어느 정도 의원들간 조정이 됐다. 일부 발의자로 된 것은 ‘전체 의원발의’로 하고, 내용을 좀 더 포괄적으로 수용해 집어넣었다. 각각의 견해가 달라 모두의 만족은 어렵겠지만, 의견접근에 따라 이번 정례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본다.
▶‘입법지원실(팀)’도 언급하셨는데.
-50만 인구 이상되는 도시에서의 의정활동에는 ‘입법지원’이 절실하다. 전국적으로 이미 운영하는 곳들이 있다. 내년 3월 천안시 조직개편에 맞춰 천안시의회도 3명 정도의 입법지원팀을 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더욱 활력있고 투명한 의정활동을 위해 생방송시스템도 갖추나.
-의원들간, 또한 시행정과도 이야기가 됐다. 크게 반발하는 의원도 없는 것으로 안다. 예산이나 방법론적 고민은 있으나 생방송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이견은 없다. 알권리 차원에서도 좀 더 발전적 환경이 될 것이다.
▶발전적 의회운영에 대한 기타 정책들도 있나.
-회의록이 좀 늦게 공개되는 문제가 있었다. 내년부터는 회의록 조기공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 의원들이 운영하는 민원상담실도 ‘사업부서 이첩’으로의 해결이 많은데, 민원인들이 바라는 바를 생각해 행정과 머리를 맞대고 마지막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 또한 청원처리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전문위원 활용건도 고민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후반기 천안시의회 표어를 정했다. <시민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살아있는(LIVE) 천안시의회>다. 살아있다는 말은 ‘선도적이고, 혁신적이며, 가치있고, 윤리적인’, 그런 의회를 뜻한다. 저도 부끄럽지 않은 의장으로,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천안시의회를 더욱 관심있고 애정있게 바라봐주시면 고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