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많이 번다고 행복해지지 않아요”

최찬규(52·행복찾는통기타 회장)/ 괜찮은 자영업 포기하고 통기타 맨 남자, ‘천안시민의상’ 수상까지…

등록일 2016년09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찬규씨의 천안시민의상 수상소식을 듣고 부성1동 주민자치센터 수강생들이 스승에게 엄지를 들어보이며 제 일처럼 축하해주고 있다.

통기타 강사, 찬규(52)씨가 ‘2016 천안시민의상사회봉사부문 수상자로 확정됐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특히 그에게 통기타를 배운 사람들은 함께 즐거워하고 환호했다.

한때 괜찮은 수입을 보장받던 그가 어느날 아내에게 , 기타가 너무 치고싶다고 했을 때, 아내는 올 것이 왔구나했을 거다.

아내는 흔쾌히 당신이 하고싶은 대로 하라고 응원해 줬다. ‘대책없는 남편에 대책없는 아내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남편의 간절함을 잘 알고 있던 아내의 허락으로 통 큰 모험이 시작됐다. 그렇게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수입이 따로 없는 가난한. 그래서 불행했냐고?

, 너무 행복합니다. 몹시 즐거워요. 몸은 더욱 고되고, 돈은 몇 푼 못벌어도 진즉 이렇게 살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 그럼에도 경제와 상관없이 삶의 질은 세계에서 뒤떨어진 나라. 배고파도 하고싶은 일을 해야 삶이 즐겁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찬규씨, 그같은 형편을 지켜본 사람들이 힘껏 박수를 보내준다.
 

꼭 즐길 수 있는 일 찾기


최찬규씨는
행복찾는 통기타’ 1기 멤버다. 성원식, 조한용, 정관호, 채윤숙씨와 함께 통기타를 매고 독수리5형제처럼 어디든 다녔다.

그러다가 정착한 곳은 699미터 천안 최고봉인 광덕산 정상. 그곳을 무대로 삼아 모금활동을 펼쳤다. 사람들의 낯선 시선이 때론 따갑기도 했지만, 매주 주말마다 공연을 하다보니 한명 두명 단골관객이 됐다.

그렇게 2010년 경부터 한푼 두푼 벌어들인 모금액은 다가동의 한 그룹홈을 꾸준히 지원하는 일에 쓰였다.

이번 천안시민의 상을 타면서 그동안 모금액을 합쳐보니 ‘1450만원으로 집계됐다. 말 그대로 띠끌모아 태산이 된 것이다.

통기타 강사로 부지런히 활동한 결과 새끼봉사자도 자연스레 양산되기도 했다.

행복찾는 통기타가 201532기멤버 권순월, 정경례, 이옥희, 김진숙, 김지숙, 이재성씨가 가동되며 후원처도 광덕 푸른지역아동센터로 옮겼다.

물론 광덕산 정상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공연을 펼쳐오고 있는 점은 똑같으며, 더욱 발전하게 된 것은 그의 제자들로부터 제2, 3의 공연팀들이 결성돼 활동하게 된 것이다.

부성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배운 그의 자제들은 토요일 광덕산 팔각정에서, 일봉동 제자들은 일요일 태조산에서 기금모금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또한 백석동팀은 토요일 봉서산에서, 그리고 최근 선영새마을금고팀은 토요일 태조산에서 각각 공연을 벌이고 있다.

그들이 활동해 벌어들인 4000만원의 모금액 또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고 있다.

나이가 들어 두명의 대학생을 두게 된 찬규씨. 그가 좋아하는 음악활동으로 아내 또한 맞벌이 부부로 뛰는게 살짝 마음쓰이지만, 또한 둘이 합쳐도 가난한 살림이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부자로 살고있다는 그들 가족.

평일날도 주민센터 등에서 수강생을 상대로 강사활동을 하다보니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대부분 늦은 밤. 그래도 찬규씨는 천안에서 나보다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요?” 한다.
 

음악 자체가 사람을 젊게 하는데, 하는 일에 즐거움마저 있다면 늙지 않는 비결이 따로 있을까. 50대 중반으로 달려가는 나이에도 언뜻 삼·사십대의 얼굴로 사람들을 마주한다.

글쎄요. 더 바람은 없어요. 그냥 이렇게 좋은 사람들 통기타 가르치며, 함께 하며 살고 싶어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60까지는 가능한지, 그 이상도 괜찮은지. 가끔씩은 더도 말고 이 정도만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답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