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그날’만 기다렸다. 어른들의 걱정은 모르는 채 그날만 손꼽아 기다린 것은 아마 당시 우리사회가 가난했기 때문이었을 거다. 그날은 멀리 떨어져 있는 친척들을 만난다는 설레임보다, 그간 먹고싶던 고기며 과자들을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쁘던지…. 추석명절의 추억은 40대 이상에게 그렇게 남아있다.
2016년 올해도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북핵이다 뭐다 해서 나라가 뒤숭숭하고, 침체된 경기로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다소 차분하지만 그래도 추석은 추석, 교통차편이 매진된 지 오래고 ‘명절 대이동’은 올해도 별다른 변화 없이 준비되고 있다.
천안지역 또한 거리 곳곳에서 명절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재래시장에서 ‘바가지 상술’을 문제삼는 물가안정 홍보캠페인이 있었으며, 가급적 검소하고 알뜰한 차례상 차리기를 권하고 있었다.
구본영 천안시장이 추석명절을 맞이해 재래시장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
매년 명절을 앞두고 각종 사회단체나 기업들의 눈길은 어려운 이웃들을 향해있다. ‘더불어사는 사회’에서 십시일반 나눔의 손길을 잇는 것이 참다운 삶임을 몸으로 보여준다.
새누리당 충남도당 당원들은 8일 송편을 만들어 관내 사회복지시설로 전달하며 정치인들 또한 동참하고 있음을 알렸으며, 다문화가정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녹아들며 송편빚기 등 추석명절의 의미와 절차를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명절 분위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아무래도 먹을거리쪽. 대형마트 코너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각종 선물꾸러미와 함께 한복을 입은 판매원들의 구매유혹이 손님들의 발걸음을 잡았고, 동네슈퍼마켓 또한 추석명절에 필요한 먹을거리가 여기저기 세트로 한아름 진열장을 채우고 있다.
살 건 많은데 돈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 그들에게 권하는 곳은 바로 ‘재래시장’이다. 매년 관계기관을 통해 차례상 차리는데 드는 비용을 알아보는 바, 재래시장이 가장 많은 품목에서 가장 저렴하게 팔고있음이 증명됐다. 저렴한 비용도 그렇거니와, 명절에 쓸 먹을거리를 재래시장에서 산다는 정서감도 기분좋은 일. 요즘은 젊은 주부들이 재래시장과 대형마트를 함께 이용하는 모습이 늘고 있다.
천안시는 명절을 지내기 위해 고향으로 오는 사람들을 위해 대청소는 물론 이들을 반기는 거리현수막, 도로정비 및 입간판 설치, 당직약국 및 병원, 거리질서, 물가안정 및 고객 친절서비스 유도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