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의환, 혜진, 푸르나, 수산나.
천안 성환 매주리에서 비단향꽃무를 재배하는 지승근(64)씨의 네 자녀는 ‘J콰르텟’으로 활동하는 음악인이다.
“5명의 자녀중 4명이 음악을 전공한다고?”
그들을 아는 사람들은 음악가족이라는 사실에 일단 놀란다.
그들이 다루는 악기는 바로 ‘피아노4중주’에 해당하는 것들. 푸르나(34)씨는 바이올린, 수산나(33)씨는 첼로, 혜진(29)씨는 피아노를, 그리고 의환(28)씨는 비올라와 함께 지휘법을 배웠다.
“저희 이번에 제3회 앙상블카멜리아 하거든요. 꼭 보러오세요.”
지난 16일 지인들을 찾아 공연포스터와 공연팜플릿을 나눠주며 열심히 홍보한다. 뜨거운 여름폭염 속, 성환에서 병천까지 한걸음에 달려왔어도 매양 웃는 낯.
‘보고 듣는 클래식 영화음악여행’이라 해서 오는 9월4일 저녁 7시 천안 성환문화회관 대강당에 공연무대를 잡았다.
지난해 똑같은 장소에서 호응을 받은 자신감이 올해 ‘3회째’로 넘어오는데 성공했다.
처음 공연을 하게 된 동기는 간단했다.
“우리, 고향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면 어떨까?”
푸르나씨가 의견을 내자 동생들이 흔쾌히 찬성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지씨성을 가진 4인조란 뜻의 ‘지콰르텟’이고, 다른 음악인들을 모아 ‘앙상블 카멜리아’를 만들었다.
이들은 하나의 작은 원칙을 세웠다. 음악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일과, 연주는 가급적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들로 쉽게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1회, 2회, 그리고 올해 3회째를 맞이해 지켜나가고 있다. 만약 공연을 하며 수익금이 생긴다면, 그건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의 오케스트라 교육에 사용된다.
“작년에는 키쿠지로의 여름 ‘썸머’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왔던 ‘인생의 회전목마’ 등이 다뤄졌다면 이번에는 겨울왕국의 ‘렛잇고’나 여인의향기 OST, 맘마미아 메들리 등을 선보일 겁니다.”
작년과 같이 클래식OST ‘사랑하면 할수록’은 이번에도 연주된다.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고민은 항상 뒤따른다. ‘할 수 있을까?’, ‘해도 될까?’
어려움이 따르고 때론 자신감을 잃기도 하지만, 그럴때면 그들을 붙잡는게 하나 있다.
“이 일이 참 재밌다는 겁니다. 또한 즐겁다는 겁니다.”
산을 오르는데 따르는 고통과 인내. 그럼에도 끊임없이 산을 오르는 것은 ‘희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처럼 즐거우니 멈출 수가 없는 거다.
“연주자나 관객이나 재밌고 즐거운 무대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욱 멋진 공연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합니다. 시간 좀 내시어 가족 또는 연인들 많이 찾아오시길 바래요.”
한편 지콰르텟은 이번 공연 말고도 10월 안에 두번의 공연, 11월에는 천안지하상가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연주자는 무대에 서서 들려줘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하려는 지콰르텟.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마지막 땀 한방울까지 쏟아낼 수 있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문의: 010-2087-5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