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간공예가, 우윤숙(45)씨의 행보가 갑자기 바빠졌다.
그의 스승인 이상수(맥간공예 창시자) 원장이 수원에서 중국교류전을 갖기로 하자, 수제자인 우씨의 발걸음도 날렵해질 수밖에….
몇날며칠을 공들인 결과 7월25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호북성 칠기공예·수원시 맥간공예’ 교류전이 순조로이 물을 열게 됐다. 우 작가도 꽤 괜찮은 작품 두점을 내걸었다.
중국대사와 이상수 원장의 인연으로 성사된 교류전은 29일까지 5일간 성황을 이뤘고, 사람들은 중국의 칠기공예와 한국의 맥간공예를 통해 서로간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다.
맥간공예 창시자인 그의 스승 이상수 원장과 함께.
"상복은 묵묵히 활동해온 격려"
우윤숙 작가는 최근 좋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 아세아 미술대전’에서 15명의 대상 수상자중에 한명으로 낙점된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연구회는 올해 3월2일부터 7일까지 서울시립경희궁미술관에서 아세아 각국 작품을 초대해 ‘아세아미술초대전’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미국, 호주, 브라질, 영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대만 등 20개국에서 700여 점을 선정 전시했다. 그런 가운데 대상 수상자로 뽑혔으니 감개무량.
게다가 그의 스승 이상수 원장 또한 예전에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그 스승에 그 제자’가 된 것이다.
맥간공예를 배우고 활동해온 지 23년여, 그 세월이 한번에 보상받은 느낌. 주변에서 지인들의 축하인사가 끊이질 않았다.
“너무 기분이 좋죠.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요. 2013년도에 한국예술평론가협회에서 ‘주목할 예술가상’을 받기도 했었죠. 욕심은 없는데, 상을 받고보면 아, 내가 여기까지 와있구나 하는 격려 같은 걸 받은 느낌이랄까….”
맥간공예를 처음 시작하며 ‘보릿대로 무슨 작품이 될까’ 싶었는데, 이렇듯 20여년이 흘렀다. 천안에서는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선보이고, 배우겠다는 사람이 한명 두명 생겨나며 그도 어느덧 천안의 맥간공예 선구자가 돼버렸다.
대중화를 위한 활동에 박차
지난 5월10일 ‘2016 맥간공예회원전’을 준비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의 손을 거쳐 준비된 쌍용도서관 내 갤러리 전시관. 스승 이상수 원장이 수원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찬조작품을 내걸고, 우 작가를 비롯한 회원들을 격려했다.
갤러리 옆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하던 차 이 원장은 기자에게 넌지시 속내를 밝혔다.
“보기에는 화려해도 맥간공예의 길은 참 고독한 작업이고 쉽지 않은 길입니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묵묵히 제 길을 걷길 10년, 20년,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원장은 앞으로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대중적인 공예도 아니고, 훌륭한 부업거리도 아니다. 그저 맥간공예를 통한 작품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그 뿐.
“아, 작품 참 좋네요” 하고 누군가 인사라도 하면 한참을 미소가 얼굴 가득 서린다.
원장은 많지 않은 회원들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맥간을 좋아하고, 알리고,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짠하다고 한다.
빨리 대중이 사랑하는 맥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좋은 평을 듣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딘 것이 문제.
맥간공예는 보리줄기로 만드는 공예다. 금색을 띠는 은은한 보리줄기를 펴서 일정한 형태가 되도록 오리고 붙이면 멋진 작품으로 탄생한다.
우 작가는 “지치고 힘들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마음 다잡고 온 것이 23년의 세월”이라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맥간을 알아봐주시고 좋아해 주신다”고 했다.
그간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한걸음씩이라도 앞으로 걸어갈 힘이 된단다.
“일단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무엇보다 맥간공예를 가르치는 일에 힘쏟아, 그들이 또다른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우 작가의 더욱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