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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여름피서지 ‘천안 5대명소’

등록일 2016년07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7() 아침, 한바탕 비까지 내린 하늘은 몹시도 우중충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으면 그만큼 물놀이할 사람도 없는 것. 하지만 이미 여름성수기로 접어든 테딘워터파크는 오전 9시 개정과 함께 인산인해. 해일을 타는 듯한 스나미 슬라이드와 371미터 길이의 아쿠아 여행을 즐기는 급류 유수풀은 금새 수십미터의 줄이 생겼다. 모진 각오가 있지 않고서는 한두시간씩 줄서기가 쉽지 않은 일. 발길을 돌린 사람들은 유수풀에서 둥둥 떠다니거나 파도풀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며 언제 아쉬워했냐는 듯 깔깔거리며 행복해했다.

햇빛 쨍쨍한 한여름에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 천안 관내는 테딘과 상록리조트의 워터파크가 가장 인기있는 여름상품으로 한동안 호가를 누릴 전망이다.

워터파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천안에는 광덕하천과 북면하천이 여름철 물놀이로 제격이다. 조금은 조용하고 운치있는 물놀이를 원하는 사람들은 숲을 찾는데, 목천 유왕골과 성거 천흥계곡은 널리 알려진 명소이다. 태조산휴양림은 비록 물놀이는 못하지만 자연 속에서 고즈넉이 산행을 하거나 평상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데 더할 나위 없다.

물론 여름이라 해서 물과 숲만 찾는 것은 아니다. 홍대용과학관에서 별자리를 관측하고, 천안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맛보기도 한다. 천안시는 여름철 열대야를 달래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위해 반딧불음악회를 열어주고 있기도 하다.
 

광덕하천 만인의 명소

수려한 광덕산 구비를 휘돌아쳐 흐르는 광덕하천은 그 청정함이 으뜸이다. 깨끗하다고만 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 쌀쌀맞은 하천도 있고 친근감을 주는 하천도 있다. 다행히 광덕하천은 군데군데 사람들이 쉴만한 품을 내주고 있어 이웃사촌으로 부족함이 없다.

흘러내리는 물은 예전보다 적은데, 찾는 발길은 늘고 있으니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지 오래. 여름철 평일은 그런대로 물놀이가 가능하나, 주말은 물 반, 사람 반 꼴이 돼버린다. 그래도 멀리서 달려온 길, 그냥 갈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시루 속 콩나물을 연출한다. 그게 싫어 다시 시동을 켜고 광덕면 너머 유구계곡으로 가는 차량도 있지만, 그곳이라고 얌전하진 않다. 결국 비집고 들어가 한평 공간을 얻기 위한 전쟁은 매일반이다.

광덕하천을 이용하는데 있어 문제는 사람만이 아니다. 그들이 타고 온 차량들은 주차장으로 부족해 길가나 논둑길까지 점령해 눈치게임을 시작한다. 나가는 길, 앞을 막고 있는 차량에 연락처도 남겨놓지 않아 애먹이는 일도 발생한다. 그로 인해 이삼십분 고생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고기도 잡고, 다슬기도 잡고북면하천
 

광덕하천과 달리 북면하천은 좀 더 여유가 있다. 하천폭이 넓은데 반해 찾아드는 사람은 광덕하천보다 적기 때문이다.

북면하천은 연춘리에서 은지리-북면사무소-입장으로 넘어가는 곳곳에 물놀이 장소가 많다. 특히 은지리 다리 밑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해마다 피서온 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은 다리를 경계로 보를 이루고 있어 물놀이하기가 좋고, 아래쪽으로는 고기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18일 궂은 날씨에도 다리 밑이나 슈퍼 옆 등은 간간히 돗자리가 펼쳐졌다. 비가 오더라도 이를 피하기 쉬운 장소로, 멀리서 온 피서객들은 아닌 듯 했다.

광덕하천과 북면하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광덕하천이 제법 미니 해수욕장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면, 북면하천은 다리 밑이나 나무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즐기는 풍경을 나타내며 또한 족대로 고기잡는 모습도 간혹 보인다.

 

태학산휴양림 소나무 피톤치드

물가가 몸을 차갑게 해준다면, 산속은 정신을 시원하게 해준다.

풍세 태학산휴양림은 언제부턴가 시민들이 즐겨찾는 숲속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냇가나 계곡이 없을 뿐, 평상·수돗가·놀이시설·등산로·산책로 및 산책로 등 갖출 것은 다 갖췄다.

평상에 누우면 소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 들려온다. 웃고 떠들땐 몰랐던 바람소리다. 불 켜는 것이 금지돼 있는 곳이므로, 간혹 주변에서 치킨이나 족발, 김밥, 피자 등의 냄새가 코 끝을 훑고 지나간다. 그 정도는 민폐가 아닌, 식욕을 자극하는 맛좋은 향기다.

이곳 휴양림은 태학산(455m) 정상으로 이어져 산행하기도 간편하다. 산세가 높지 않고 완만해서 노약자나 어린이도 쉽게 산행할 수 있으며 넉넉잡고 3시간이면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올 수 있다.

태학산휴양림은 최근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토캠핑장이며, 그로인해 앞으로는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는 숲속장소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주변산책이 좋은성거 천흥계곡
 

성거산 정상 쪽 길가를 따라 이어진 천흥계곡은 목천 유왕골과 함께 대표적인 계곡피서지로 알려져 있다. 유왕골이 사람의 때가 많이 탔다면, 천흥계곡은 아직 자연속의 계곡으로 남아있다. 그도 그럴 것이 좋은 자리는 주변 음식식점들이 불법적으로 평상을 갖다놓고 자릿세를 받는 상황. 그러나 이곳은 그런 음식점도 없고, 평상도 없다.

천흥계곡은 인근에 문화재를 많이 갖고 있는 만일사도 있고 성거산 정상도 있으며, 천흥저수지가 있다. 또한 1010년경 만들어진 고려시대 천흥사동종(국보 280)이 있었던 천흥사의 흔적도 둘러볼 수 있다.

하천이나 휴양림처럼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순 없지만 가족단위로 한적하게 즐기려면 계곡으로 들어가야 한다. 천안시에서 대표적인 인기계곡은 목천 유왕골과 성거산의 천흥계곡. 천안시가 광덕하천, 북면하천과 더불어 천안 4대 자연발생유원지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산속으로 들면 조용한 삼림과 만난다. 간단한 배낭 하나 걸머쥐고 터덕터덕 걷다보면 발목을 적실만한 계곡물을 만난다.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은 1급수 청정한 물, 치어들이 투명한 몸짓으로 유혹한다. 정겨운 산새소리와 함께 계곡바람이라도 불면 그 시원함은 에어컨보다 낫다.

 

목천 유왕골 냉기가 차르르
 

목천 유왕골은 물이 차고 맑아 멀리서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이 많은 곳은 문제도 많다. 인근 음식점에서 목 좋은 물놀이 장소에 불법적으로 평상을 설치하고 장사를 한다. 외지인들이 음식을 시키면 평상과 물놀이 장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종종 시비가 벌어지기도 한다.

물놀이 만으로 보면, 천흥계곡보다 유왕골이 낫다. 물은 휘돌아치며 바위틈새로 떨어지기도 하며 시원하고 투명한 물줄기를 뿜어낸다. 어린 아이들은 고기잡기 놀이에 흠뻑 빠져 배고픈줄도 모른다.

왕이 유했다는 유왕골은 여름철, 길가에 정차해놓은 차들로 빼곡하다. 도로와 인접해 들고나기가 편한 것이 장점이다 보니 이른 아침부터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서둘러 오는 차량들도 눈에 띈다. 언제부턴가는 펜션들이 하나 둘 들어와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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