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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매트논란? "제대로 깔면 문제없어"

등산로변 야자매트 설치… 산림보호와 빗길 이용편의에 반해 걷기불편과 설치비용 부담

등록일 2016년07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지역 등산로길이 예전과 달라졌다. 일부 등산객은 당혹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천안시가 야자매트(거적)를 등산로길에 깔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도심산에 깔았으며, 전체 등산로길로 확대하고 있다. 야자매트는 인터넷 판매처에서 폭에 따라 10미터당 10여만원에서 30여만원까지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다니기도 불편하고 예산도 들어가다 보니 일부 등산객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하다. 시행정을 강하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관계부서는 민원제기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시에 따르면 야자매트 설치는 전국적인 현상. “아니, 왜 멀쩡한 산길에 거적을 까는 겁니까. 걷기가 불편해요. 시는 그렇게 돈 쓸 데가 없답니까.”

등산객들은 야자매트 설치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시는 오히려 깔아달라는 민원으로도 골치가 아프다. 이렇듯 논란속에서도 야자매트를 바닥에 까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로는 자연보호차원.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등산로가 훼손되고 나무가 고사하는 문제를 낳기 때문이다. 또다른 이유로는 비로 인해 질척이는 문제를 해소해 등산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천안시는 그간 대부분 찬성한다는 판단 속에 야자매트 설치를 강행했다. 다수를 위해 일부 불만을 제기하는 소수가 참고 양보해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최근 생각을 바꿨다. 등산객들이 야자매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략적인 판단이었을 뿐, 명확한 근거는 없었지 않느냐는데 생각이 미친 것이다.

 ‘다른 지역도 까니까, 우리도 한다는 단순논리로는 불만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시킬 수 없는 일. 시 공원관리과 김덕환 과장은 결국 번거롭고 고생스러워도 여론을 정확히 파악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천안시, 주민의견수렴에 따른 설치로 전환

일봉산 등산로는 야자매트를 설치하는 게 좋을 것인가?’

지난 65일부터 4일간 직원 12명이 투입됐다. 주말과 평일 2일씩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직접 설문조사에 나선 것이다. 일봉산터널 위 쉼터에 찬·반 스티커를 붙일 수 있도록 하고, 서명부도 동시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직원들이 21조로 계속 교대근무했다.

4일간 설문한 결과 600명이 응해 찬성 73%, 반대 27%로 나타났다. 찬성하는 사람 중에는 반폭개설만 해달라는 주문도 17%에 이르렀다. 스티커는 600명중 찬성 441, 반대 159표가 나왔고 서명은 471명중 찬성 342, 반대 129표로 집계됐다.

이같은 주민의견에 따라 공원관리과는 여론결과를 가장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기존 설치구역 730미터(만수사~일봉산 정상구간·1미터)는 그대로 두고, 신성아파트에서 용곡중 구간의 폭 1미터, 길이 750미터는 반폭설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강행에 따른 반발보다는 주민의견을 정확히 살펴보고 그에 따른 합리적 수용안을 들고나온 천안시. 앞으로는 다른 지역의 정비사업시 주민여론과 사업효과 등 정밀분석을 통해 제대로 추진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덕환 공원관리과장은 법원검찰청 뒷산에 해당되는 청당1·2공원은 2.5에 이르는 등산로에서 처음과 끝 부분만 야자매트를 깔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천안시의회 주일원 의원도 매트를 까는 게 능사가 아니다며 가급적 자연친화적으로 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공무원들이 쉽게 생각하고,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를 중도에서라도 생각을 바꿔 주민여론을 수집하고, 효율성과 주민의 뜻을 고려해 업무를 처리한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일부 주민들이 깔아달라요구했다고, 또한 타 지역들도 대부분 깔고 있다는 이유로 추진하는 일반적 관행을 깬 것은, 천안시가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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