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예술단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단원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 천안시가 애초 시립예술단을 잘못 운영하면서 발생한 문제다. 이같은 문제의식은 몇 년전부터 본격화됐고, 올해도 행감에서 의원들에 의해 또다시 거론됐다.
현재 천안시립예술단은 국악단, 합창단, 교향악단, 무용단, 풍물단이다. 비상임으로 운영해올 때는 별 문제 없었지만 모두 ‘정규직’화되면서, 또한 자치단체마다 재정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천안도 ‘운영비’에 발동이 걸린 상태다. 5개 예술단의 정원은 265명. 하지만 현원이 173명밖에 안된다. 무용단의 경우 40명 정원에 13명이 뛰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이리 많은 예술단을 운영해왔는지 의아하다. 50만 이상 대도시를 비교해보면 천안시의 예술단 수가 제일 많다. 수원2, 부천2, 안산2, 성남4, 안양2, 창원4, 청주4, 포항3, 전주4, 그리고 고양 2개단체와 비교하면 너무 많다. 그렇다고 보수가 적은 것도 아니다. 시에 따르면 신규단원은 평균선이지만 5년차에서 월등히 높고, 10년차에서는 최고의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천안시 10년된 단원의 보수가 3500만원선인데 비해 타지역은 적게는 1970만원에서 많게는 3300만원까지. 천안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근무하는데, 수원시나 전주시는 오전 9시에서 오후6시까지 공무원에 준한 시간을 보낸다. 물론 부천시나 청주시 등은 오전 10시부터 오후3시까지 근무하는 곳도 있다.
시립예술단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는 엄천섭 천안시 문화관광과장.
박남주 의원은 “아무리 객원을 채워 쓴다지만 최소한의 현원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하지만 천안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관광과 엄천섭 과장은 “절대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충원하기가 어렵다”고 고백한다. 공무원에 준한 호봉제 월급은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2015년 보수지급현황을 보면 국악관현악단(50명)이 21억원, 합창단(48명) 22억원, 교향악단(44명) 14억원, 무용단(13명) 4억원, 풍물단(18명) 4억원 등이 소요됐다. 그러다 보니 정작 공연비가 인색해져 제대로 된 무대를 만들기가 어렵다. 단원을 이끄는 입장에서도 “시가 결단을 내려줘야 할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천안 시립예술단 수를 다시 정한다면 몇 개가 적당할까? 일부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두세개 정도’를 이야기한다. 공식적으로 천안시민들에게 지금 당면한 시립예술단 운영형편을 밝히고 예술단수를 정한다면 몇 개가 나올지 궁금하다. 박남주 의원은 “예술단발전위원회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아직도 마냥 기다리라면 가혹한 처사”라며 “이젠 정상적인 예술단 운영방안에 대한 답변을 줄 때가 됐다”며 시의 결단을 촉구했다.
시는 사정에 따라 단원이 빠져나가면 현원을 채우지 않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결국 자연감소되면 그에 따라 예술단도 하나 둘 문을 닫게 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그것이 소극적이지만 말썽을 빚지 않는 해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의 예술단에 공연비를 넉넉히 배정하기 위해 예술단을 줄이든, 단원을 줄이든 해야 하는 모순된 현실이 모두를 답답하게 한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