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화재단이 천안 문화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첫 심포지엄을 열었다. 박상규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토론회 등을 통해 특색있는 천안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천안문화재단(대표이사 박상규)이 1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심포지엄을 가졌다. ‘문화를 꽃피우다’라는 주제를 담고 미래전략, 문화적 특색, 발전방안, 재단의 역할과 기능 등을 논의하는 장으로 삼았다.
먼저 박상규 대표이사가 ‘꿈꾸는 문화도시 천안’이라는 기조발제에 나선 후 모두 5개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이병민 건국대(문화컨텐츠학과) 교수는 문화도시로 성공하려면 “추진주체의 전문역량, 구체적 사업설정, 세계 유명 문화예술인과 학자 유치 및 교류, 각계 민간전문인력 조기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화도시란 문화가 중심이 되고, 특징이 되는 도시를 말한다.
유럽은 문화가 도시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와 거리가 멀다. 김석은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이사장은 “문화와 예술이 연중 쏟아지는 서울과 지역축제 빼고는 1년내내 목이 마른 지방도시들이 있을 뿐”이라고 우리의 현실을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문화도시를 위해 ‘문화를 위한 작은연장모임’을 만들어갈 것을 권유했다.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문화거버넌스’를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거버넌스란 결국 정부와 시민사회, 시장사회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협력해 사회를 이끌어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공공의사결정의 한 형태. 그러므로 문화재단은 조직 자체가 관 주도형식이 아닌, 민-관이 협력하는 문화거버넌스의 대표적 사례로 보았다. 이 대표이사는 문화재단이 성공적인 문화거버넌스 협력체계를 이루기 위해 다음과 같은 관리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가 말하는 관리역할은 조정적 상호작용, 중개활동, 촉진적 상호작용, 중재와 조정활동이다.
4번째 발제자로 나선 권영민 이노디스 대표는 KT&G 상상마당 사례를 중심으로 한 ‘민간주도형 문화만들기’를 주제로 꺼내들었다.
상상마당은 대표적인 국내 복합문화공간으로,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과 육성을 지원하고 아티스트와 대중이 어우러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연간 공간방문객 180만명, 상상마당과 함께 활동해온 아티스트만도 2만4000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2007년 9월 개관한 홍대 상상마당을 비롯해 논산 상상마당(2011년), 그리고 춘천 상상마당(2014년)을 소개했다.
마지막 발제자는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로, ‘생활밀착형 문화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문화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우리 생활속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활성화할 방안들을 살펴봤다.
기조발제에 나선 천안문화재단 박상규 대표이사.
예전에는 개인공간을 소유했다면 요즘은 공유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빌려쓰고 나눠쓰는 시설공유, 휴먼라이브러리 같은 사람공유, 문화전문 인력풀의 공유 등등. 또한 공급하는 문화에서 이제는 거래되는 문화로 전환중이다. 최근들어 프리마켓이 재조명되는 것도 그런 이유. 예술마켓부터 재활용품을 교환하는 리싸이클마켓, 로컬푸드 등 다양하다. 권 대표는 “현대인들의 편의점 기능을 변형한 ‘생활문화편의점’은 주민들의 간편한 문화적 소비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장소로 기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여러 지역에서 시범운영중이며, 생활문화의 생산과 유통의 거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의 지정토론자로는 류창기 전천안교육장을 비롯해 박남주 천안시의원, 맹주완 아산문화재단 상임이사, 박종영 천안문화예술연구소장이 나서 의견을 교환했다. 토론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이병민 교수와 김석은 이사장은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치단체장의 강력한 의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