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는 7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천안삼거리공원 스토리텔링 사업을 통한 공간브랜딩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천안삼거리공원 개발방향을 제시했다. 용역업체는 (주)브랜드스토리로, 4개월 용역기간에 사업비는 4700만원이 소요된다. 이날 중간보고회를 거쳐 오는 7월 말 최종용역보고회를 열고 올해 연말 공원조성계획 변경에 나서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18년 준공할 계획이다.
시장의 의도와는 딴 판? 용역보고 참석자들이 ‘천안시민의 삼거리공원’으로 의견을 내자 구본영 시장은 “작게 말고, 전국민의 삼거리가 되도록 크게 보고 이야기하자”고 강조했다.
삼기원 개념, 3개테마 도입
이날 보고회는 천안삼거리공원에 ‘만남과 화합의 땅’이라는 키워드를 입혀 갈등을 풀고, 화합하고, 사랑과 우정을 다지는 장소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용역보고에 따르면 천안삼거리의 상징성은 천안(천하대안), 삼거리, 버드나무이며 정체성은 만남의 땅, 풍요의 길지, 버드나무(어머니), 기획방향은 만남·화합·사랑으로 내다봤다.
공원내·외부 문제점도 짚었는데 ▷세계민족음식테마관 및 흥타령관 방치 ▷공원 내 상설공연무대의 낮은 활용도 ▷상징성 없이 파편적으로 배치돼 있는 공원상징물 ▷주차장 및 유휴공간 발생 ▷안전한 도로 확보되지 않아 접근성 부족 ▷삼거리주막 재현전시공간 및 관광요소 미흡 ▷젊은층에게 관심받지 못하는 전통적인 주변분위기를 꼽았다. 여기서도 지적되듯 시행정이 추진했던 음식테마관, 흥타령관, 상설공연무대는 적어도 현재까지 ‘실패한 정책’인 것이다.
브랜드스토리는 이런 삼거리공원에 ‘원(阮)’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시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천안에는 고을 남쪽 6리에 삼기원(三歧源)’으로 언급했는데 이것이 삼거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천안삼거리 공원에 원의 기능과 정신을 계승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원은 과거에 관리들과 길손들에게 숙식과 편의를 제공한 시설로, 각지의 사람과 물화와 문화가 모이는 소통의 장소였다. 이에 과거의 원 기능과 정신을 계승하고 오늘날 새로운 공간구성 스토리를 입혀 원에서 ▷다시 만나는 화합의 장소 ‘어울터’ ▷교류하는 알찬 정보의 장 ‘배움터’ ▷즐기는 재충전의 시간 ‘해밀터’ 공간으로 재탄생시키자는 것.
‘숲속 보물찾기’도 가능해
어울터는 가족, 친구, 연인의 재회장소로, 또한 경청과 중재를 배울 수 있는 교육장소로 마련한다. 또한 가족이 함께하는 장소로 가족산책길이나 보물찾기, 스피드퀴즈, 요리경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내세웠다.
배움터는 정보나 역사, 디지털 등을 배울 수 있는 장소로 구현하자는 것이다. 예로 들면 한국사나 세계사에 영향을 미친 역사인물의 만남을 테마로 산책길을 구성한다거나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동영상콘텐츠로 제공하는 것, 또는 삼거리공원에서 수신면 홍대용과학관까지 16㎞에 걸친 ‘홍대용 테마자전거길’을 제안했다.
어울터와 배움터가 보고 듣는데 맞춰졌다면 해밀터는 먹거리가 함께 한다.
해밀터는 음식, 축제, 휴식, 사랑을 테마로 사랑박물관을 조성한다거나 야간 이벤트, 캠프와 야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향한 지역특색음식을 퓨전으로 맛볼 수 있는 공간과 천안의 특산품을 홍보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삼거리 라디오방송이나 연리지벤치가 있는 숲속카페, 별자리공원과 분수대 등도 아이템으로 소개했다.
구본영 시장 “좀더 큰 그림으로”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뒤에서 브랜드스토리(용역기관) 보고자, 정영선 기획이사가 귀담아 듣고있다.
브랜드스토리의 보고가 끝나자 관계공무원들과 자문위원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먼저 서철모 부시장이 구체적인 내용물을 담아내지 않다보니 와닿지 않는다고 아쉬워하며 “또한 프로그램은 좋은데 공무원들이 운용할 수 있을까 싶다”고 우려를 보였다. 조춘자 천안문인협회장은 “원 개념이나 별자리 프로그램은 신선한다”고 밝히며 “역사인물 소개는 천안인물로 하면 좋겠고, 배움터에는 현대표준어를 알리는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조춘자 협회장과 같이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장성각 충남문화산업진흥원 본부장은 ‘전국민’보다 ‘천안시민’이 좋아하는 천안삼거리로 구상해줄 것과 “무엇보다 킬러콘텐츠가 안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동흠 복지문화국장은 “홍대용자전거길은 공원 연계프로그램으로, 일단 공원 내 프로그램으로 맞췄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이용의 정책보좌관은 “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게 산책로니 공원 외곽을 산책길로 두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임홍순 정책기획관은 “해밀터 공간이 넓어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사랑의 열쇠’ 등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 개발에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구본영 시장은 “천안을 부각시키자는 말씀들 하시는데 스케일이 적으시다”며 “돈이 얼마가 드는지가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삼거리로 크게 보고 추진해가자”고 강조했다. 덧붙여 “삼거리공원이 가진 의미는 ‘만남의 러브스토리’ 같은 것인데 이를 어떻게 표현해낼 거냐에 초점을 맞춰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