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천안시민문화회관 1층에 설치된 투표소는 오후 2시가 돼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천안뿐 아니라 관외지역에서도 많이들 찾았다. 대부분 젊은층이 많았으며, 군인도 눈에 띄었다. 밖에서 ‘인증샷’을 찍는다고 즐겁게 포즈를 취하는 여대생도 있었고, 투표소 내에서 찍었다가 문제가 돼 주의를 받는 것도 목격됐다.
8일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신안투표소 전경.
편리한 사전투표제도 ‘반응 굿’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결과 천안시서북구는 선거인수 17만95명중 1만7076명이 투표해 투표율 10.04%를 보였다. 또한 동남구는 30만6521명중 2만9949명이 투표해 9.77%를 얻었다. 이로써 천안은 충남평균에 못미치는 투표율을 보이며, 인근 아산(9.99%)과 함께 여전히 ‘최하위’ 투표율을 기록했다.
충남지역의 사전투표율은 12.13%로 나타났다.
충남선관위에 따르면 4월 8일과 9일 이틀간 전국 3511개 사전투표소에서 실시한 사전투표 결과 충남선거인수 168만3061명중 20만4302명이 투표했다.전국적으로는 선거인수 4210만398명중 513만1721명이 투표해 12.19%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11.5%보다 0.7%가 높은 것.
충남의 사전투표율을 일자별로 살펴보면 첫째날인 4월8일 투표율은 5.64%, 둘째날인 9일에는 6.49%로 나타나, 주말인 토요일에 유권자들의 참여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계룡시가 20.01%로 가장 높았고, 천안시동남구는 9.77%로 가장 낮았다.
참고로 지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충남지역의 사전투표 참여자 19만6263명보다 8039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선관위는 사전투표를 철저히 준비해 단 1건의 사건·사고도 없었다고 밝히며 이번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는 4월13일 선거일에 꼭 투표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전투표로 ‘투표율 증가’
사전투표는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가 별도 사전신고 없이 선거일전 5일부터 2일간 전국 읍면동마다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이는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부터 실시됐다. 사전투표를 한 사람은 당연히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다. 화송용봉투 없이 투표지만 들어있는 투표함은 관할지역 선관위 내 CCTV가 설치된 별도장소에서 선거당일 오후 6시까지 보관하며, 전국의 모든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 한다. 또한 경찰관서와 보안경비업체에도 해당기간에 순찰을 강화하도록 하는 등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한다.
이렇게까지 사전투표제를 도입한 것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실제 중앙선관위 유권자 여론조사결과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이 14%, 사전투표가 없을 경우 투표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12.7%였다.
이번 선거에서 거주지역이 아닌 곳에서 투표한 사람은 33.9%로, 본래 취지에 맞게 투표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중앙선관위는 앞으로 지하철역이나 백화점 등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에 사전투표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미국, 일본, 캐나다 등에서도 사전투표를 하고 있으나 모두 사전에 신청한 후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전투표는 별도 신고절차 없이 사전투표기간중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에서 유례없는 제도로 알려져 있다.
<김학수 기자>